사실 저자의 전공을 보면 알겠지만, 신학 쪽을 공부한 건 아니다. 30대 후반에서야 처음으로 신앙생활을 시작했다고 하니, 젊은 시절 내내 기독교와는 관계없이 보낸 셈이다. 그리고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아직 기독교에 발을 내딛지 않은 사람들, 기독교가 무엇인지 관심은 있지만, 선뜻 어떤 결정을 하기에 주저하는 사람들이 어떤 고민을 하는지 좀 더 잘 알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그런 배경에,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열정도 있고, 여기에 어느 정도 사회적인 지위까지 있으니 사람들이 찾아와 질문을 하고 대화하는 일들이 자주 있었고, 결국 이렇게 책으로 정리까지 하게 되었으니, 비록 전공자가 아니라도 비슷한 상황에 있는 사람에게는 읽어볼 만한 내용일 듯하다.
전체적으로 어려운 내용은 특별히 보이지 않는다. 복잡한 신학적 논의나 어려운 문제들에 대한 고민 보다는, 기독교 신앙에 대해 보통의 사람들이 궁금해 할 만한 질문과, 그 수준의 답변들이 정리되어 있다. 물론 신앙에 관한 모든 질문에 합리적으로만 설명할 수는 없다. 어떤 부분은 이른바 신비의 영역에 속하기도 하니까. 하지만 저자는 그런 부분에서도 우리의 일상 가운데 발견할 수 있는 익숙한 예시들을 통해 이해를 돕는다.
기독교에 (우호적인) 호기심을 갖고 있는, 하지만 아직 교회에 들어오지 않았거나 이제 막 신앙의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한 사람들에게 선물해 주어도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