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한 영화의 스핀오프.
몇 년 전 엑소시즘을 주요 소재로 한 영화들이 몇 편 연속적으로 개봉되었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흥행하기도 했고, 만듦새도 괜찮았던 게 “검은 사제들”이라는 작품이었다. 강동원과 김윤석이 주연을 했던, 제목처럼 가톨릭 구마사제 두 명이 강력한 악마와 싸운다는 스토리였다. 전반적인 스토리는 서양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우리의 배경과 정서가 담긴 영화인지라 나름 재미있게 봤었다.
그런데 올해 초, 그 “검은 사제들”의 스핀오프 격인 작품이 또 하나 왔다. 이름도 비슷한 “검은 수녀들”. 이번에는 두 명의 수녀들이 악마와 싸우는 이야기다. 베테랑과 신입이라는 조합도 그렇고 영화의 전반적인 구도가 같은데, 주연 캐릭터들의 성별만 바뀐 느낌이다. 작중에도 “검은 사제들”에 나왔던 두 명의 신부도 한 명은 이름으로, 다른 한 명은 실제 영화 말미에 특별출연으로 나오고, 송혜교가 연기한 유니아 수녀가 그 제자였다는 설정도 보인다.
이게 단순한 자기복제가 아니려면 뭔가 독특한 포인트를 만들었어야 했을 것 같은데, 아쉽게도 영화에서 그런 건 딱히 잘 보이지 않았다. 남도가 할 수 있으니, 여자도 할 수 있다 정도의 느낌으로 시작했던 걸까. 사실 왜 굳이 (구마사제도 아닌) 이 두 수녀들이 구마의식에 나서야 했는지 그 당위성조차 좀처럼 해결되지 않는 느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