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에게도 자폐증을 가진 아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런 아들을 위해 산행을 하기로 결심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비슷한 처지에 있는 부모와 자녀, 그리고 그들을 도우며 함께 산행을 하는 도우미들이 늘어났다. 이른바 “밀알산행”의 시작이었다.
한 번은 폭우가 퍼붓는데도 신행에 동참하기로 한 부자가 있었다. 이렇게 비가 오는데도 왔느냐는 저자의 물음에, 아들과 함께 온 아버지가 했던 대답이 가슴을 찡하게 만든다. “집사람을 좀 쉬게 해 주고 싶어서요.”
자녀를 둔 부모라면 자연스럽게 자녀의 장래에 대한 걱정과 고민도 생길 수밖에 없다. 더구나 장애를 자니 자녀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고. 하지만 잘 알려진 것처럼, 우리나라에서 장애인들이 일할 수 있는 직장의 틈은 너무나 좁다. 결국 저자는 직접 장애인 작업장을 만든다. 이 과정에서 자폐뿐만 아니라 다른 유형의 장애인들에게로도 관심이 확장된다.
하지만 보통의 사업도 3년을 버티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인 상황에서, 아무래도 작업의 효율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장애인 작업장이라는 것의 운영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 뻔히 예상이 된다. 실제로도 그런 우려는 어느 정도 현실화 된다. 책에는 그런 어려움 가운데 하나로 상황에 맞지 않는 규제를 꼽는다. 이 부분은 정책담당자나 행정 책임자들이 좀 귀를 기울였으면 하는 부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