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출판평론가(라는 직업이 좀 어색하긴 하지만) 한기호의 책이다. 언젠가 중고도서를 이것저것 사면서 함께 내 책장에 끼어들어온 것 같은데, 이제야 손에 들었다. 책장을 넘기면서 흠칫 놀랐던 건 이 책이 2006년에 나왔다는 사실. 20년 전 책이라는 의미다.(정확히 말하면 2006년이 20년 전이라는 사실 자체가 놀라웠다.)
책은 급격한 디지털 전환 시대 속에서 책과 출판이 처한 위기들, 그리고 어떻게 이 상황을 타개할 것인가에 관한 다양한 고민들이다. 저자의 다른 책들이 자주 그런 것처럼, 애초에 한 권의 책으로 모으기 위해 쓴 글들은 아니고, 이곳저곳에 기고했던 글들을 한 데 모았다.
흥미로운 건 무려 20년 전 고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딱히 어제 하는 고민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는 점이다. 여전히 사람들은 책을 안 읽는 것 같고, 출판계의 미래는 암담해 보이기만 하고 하는 식. 물론 이런 상황에서도 저자는 그저 우는 소리만 하며 누가 살려주기를 바라기 보다는 나름의 활로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예컨대 최근(당시 기준으로) 책의 트렌드를 파악해보는 1부에서는 결국 팔리는 책을 만들기 위해 어떤 면에 집중해야 할 것인가로 결론이 모아지고, 다양한 정책적 고민들 담고 있는 3부와 4부에서는 독서에 관한 문화 개선, 그리고 학교 도서관의 내실 있는 확충 같은 해법을 제안하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