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에서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에게 집중한다. 세속적인 삶의 태도를 멀리하고 숲에서 홀로 오두막을 짓고 살기도 했던 소로는 “머캐덤 도로”처럼 되어버린 정신을 경계한다. 이전의 도로는 얇고 크게 잘라낸 박석 같은 걸 까는 식으로 만들어졌지만, 그의 시대는 돌을 잘게 부숴 도포하는 형태의 도로건설이 도입되었다. 소로는 세상의 바쁜 소식에 매몰된 사람들의 정신이 마치 그런 머캐덤 도로에 깔린 작은 돌조각처럼 조각조각 분열되어 있음을 비판했던 것.
주로 1부는 현대의 복잡한 뉴스매체들에 몰입되어 살아가는 삶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그리고 그것이 그리스도인들에게 어울리지 않는 일종의 우상숭배적 태도일 수 있음을 지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내용은 시간에 관한 고전적인 구분을 다루는 2부로 이어지는데, 순환적이고 반복적인 시간을 가리키는 “카이로스”와, 직선적으로 흐르며 우리의 관심을 지금 일어나는 새로운 일들에 집중하게 하는 “크로노스”가 그것.
2부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구약의 선지자들이 시간을 바라보는 방식에 관한 독특한 해석이다. 저자는 선지자들이 우리 삶의 일상적인 사건들을 하나님의 시간 안에서 펼쳐지는 거대한 드라마 속에서 어떤 위치에 자리잡는지를 설명한다고 말한다. 그 결과 카이로스적으로 펼쳐져 있던 시간은, 크로노스적 시간을 중심으로 접히고 응축된다(멋진 표현이다).
3부에서는 그러면 실제로 우리가 어떻게 이런 미디어, 뉴스 과몰입 상태, 편향된 정보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에 관한 조언이 담겨 있다. 저자는 흔히 제안되는 팩트 체크와 뉴스 피드의 다양화가 근본적인 해답이 될 수 없음을 지적하면서, 뉴스 밖 진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진짜 공동체를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 집 밖으로 나가 좀 걸으라는 말이다. 와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