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는 한 지도를 보고 이 책을 계속 두고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아시아 남부 밤빌리아 해안을 그린 지도인데, 바울이 2차 전도여행 때 도착했던 도시 중 하나인 “버가”의 위치가 흥미롭다. 오늘날 지도에 따르면 버가는 내륙으로 깊이 들어간 곳이지만, 고대에는 무려 항구도시였다는 것(인근의 강에서 퇴적물이 지속적으로 쌓이면서 해안선이 한참 남쪽으로 더 내려오게 되었다).
사실 비슷한 일들이 수도 없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현상이었는데, 수많은 지도들을 보면서도 관성에 따라 떠올리지 못하고 지나쳐 버렸던 부분이다. 이런 식으로 한 번씩 환기를 시켜주는 책들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여기에 저자가 성경을 재구성 해 나가는 방식도, 과도하게 현대적인 관점을 우겨넣는 대신 좀 더 역사적으로 타당성을 인정받을 만한 방식으로 진행되어서 읽기에 편하다. 그러면서도 조금은 현대적인 해석도 들어가서 재미도 있고.
바울의 행적에 관한 좋은 텍스트북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나중에 이 책의 내용으로 영상 시리즈를 하나 만들어 봐도 좋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