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의 감각 - 경외, 기쁨, 진리, 희망의 회복을 위하여 비아 시선들
돈 샐리어스 지음, 이광희 옮김 / 비아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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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인 오늘 전국의, 아니 전 세계의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정해진 자리에서 예배에 참여했을 것이다. 그리고 (슬픈 예상이지만) 아마도 그중 상당수는 큰 감흥 없이 (하지만 나름의 정성을 다해) 예배 시간에 참석했을 것이고, 예배가 끝나자마자 서둘러 자리를 떠났을 것이다. 물론 그들도 한 때는 예배에 관한 어떤 종류의 기대감 비슷한 것을 가졌었을 지도 모르지만, 이제는 그런 기대를 접은 상태일 것이다.


그들이라고 해서 처음부터 이런 모습이었던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단지 그들이 수십, 수백 번 참여했던 예배에서 가끔씩 느껴지는 감정적 고양 이외의 다른 것들이 느껴지지 않은지 너무 오래된 것뿐이다. 그리고 그러는 동안 예배에서 정말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잊어버리게 된 (어쩌면 처음부터 배우지 못한) 것뿐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사람들을 위해 쓰였다.





이 작은 책은 우리가 예배를 통해서 만나고, 경험해야 하는 네 가지의 단순하면서도 시원적인 주제들을 차근차근 설명한다. 그건 경외와 기쁨, 진실함과 희망이다. 저자는 우리가 예배할 때 이런 것들을 경험하지 못한다면, 이미 예배에 관한 중요한 감을 잊어버린 것이라고 말한다.


책은 각각의 주제들에 관해 짧지만 좀 더 깊은 분석을 담고 있다. 문장들이 마치 로완 윌리엄스의 글을 읽을 때의 느낌과 비슷하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아니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한 번도 제대로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주제들의 껍질을 벗겨내고, 그것이 진짜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차분하게 설명하는 식이다.





우리의 예배에서 경외가, 기쁨이, 진실함과 희망이 사라진 것이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이 책을 다시 한 번 천천히 읽어보며 되새겨 볼만하다. 하나님에 대한 경외감 보다는 그저 예배의 구성에 더 신경을 쓰고 있고, 기쁨보다는 의무감과 피곤함이 먼저라면, 남들 앞에서 나를 가리기에 급급한 시간이라면, 하늘의 소망보다 그저 한 주의 안도감을 위한 것이라면, 우리의 예배가 정말로 이렇게 초라해져있다면, 서둘러 책장을 넘겨보자. 분명 좋은 처방전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역시나 그래서 이런 것들을 회복하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필요한가 하는 구체적인 사례들과 지침들일 텐데, 생각해 보면 애초에 다양한 전통과 형식을 가진 수많은 그리스도교 전통들 가운데서 어느 한 가지 방식이 공통적으로 유효할 리 없다. 중요한 건 바른 방향을 기억하고 그곳을 향해 나가가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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