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요약적으로 훑어보는 의미는 어떤 게 있을까? 언뜻 드는 생각은 이런 이야기를 굳이 책으로까지 엮어야 했을까였다. 당장 위키백과 검색만 하더라도 이 정도의 간략한 요약보다 훨씬 더 자세한 설명을 찾을 수 있는 시대니 말이다. 그런데 또 생각해 보면 어쩌면 이 구성 자체가 이 책에서 중요한 부분일 지도 모르겠다는 결론에 이른다.
일반적으로 이런 식의 서술에서는 서양에서 일어난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그 서양의 제국주의의 식민지로서의 아시아 정도를 서술하는데 그치는데, 이 책에서는 중국과 인도에서 활짝 폈던 영광스러운 문명의 이야기들도 등장하고, 임진왜란이나 정유재란도 소개된다. 하지만 역시 그 분량에 있어서는 서양 쪽이 월등히 많은 건 어쩔 수 없는데, 이건 아메리카 쪽의 역사까지 서양으로 구분할 경우 더 강화된다.
또 하나, 통상 이런 책들은 역사를 통시적으로 조망하면서도 그 중에 어떤 주제를 잡아 집중적으로 설명하는 게 일반적인데, 이 책의 경우 그런 것도 잘 보이지 않는다. 무기의 역사라든지, 전투 방식의 역사, 혹은 전투의 목적 같은 부분에 집중할 만도 했는데 말이다. 결과적으로 책을 읽는 내내 좀 산만하다는 느낌이 지워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