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 S. 루이스의 인생 책방
홍종락 지음 / 비아토르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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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저자의 책을 모두 읽게 됐다(번역서 말고 저자로서 쓴 책 말이다). C. S. 루이스의 “나니아 연대기”에 관한 소개를 담고 있는 “나니아 나라를 찾아서”, 역시 루이스의 삶에 관한 소개서인 “오리지널 에필로그”, 그리고 이번 책은 루이스의 작품 세계를 다루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책으로 공교롭게도 내 루이스 컬렉션의 분류항목별로 한 권씩 저자의 책이 꽂힐 예정이다.


이 책의 1부는 C. S. 루이스의 오랜 팬인(그리고 그의 여러 작품을 번역하기도 했던) 저자가 루이스의 작품들 속에서 찾을 수 있는 몇 가지 주제들을 중심으로 풀어내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친구와 그의 아내 조이, 기도, 악마, 이야기 같은 주제들인데, 루이스의 책 전체를 다루었다기보다는 그 중 저자가 좋아하는 일부만을 담아냈다고 보는 게 맞다.


2부는 루이스의 책 중 몇 가지를 뽑아 설명하는 내용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기도 하는 작품인 “천국과 지옥의 이혼”으로 시작해, “이야기에 관하여”, “순례자의 귀향”, “그 가공할 힘”, “폐기된 이미지”, “기적”, 그리고 고통이라는 주제와 함께 “고통의 문제”와 “헤아려 본 슬픔”을 다룬다.


3부는 루이스 책을 가지고 독서모임을 진행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여러 질문들을 담고 있다. 아홉 권의 책마다 던질 수 있는 질문이 포함되어 있는데, 독서모임에 사용할 목적이거나, 그 책 자체를 좀 더 깊게 읽을 때 도움이 될 수 있을 만하다. 부록도 알찬데, 특히 루이스의 모든 책은 아니지만 주요 저작들의 내용 요약이 실려 있다. 혼자서 읽기가 좀 어렵다고 느꼈던 사람이라면 이 부분을 참고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저자를 직접 만나본 적은 한 번도 없지만, 같은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만으로도 내적 친밀감은 진작부터 맥스에 이른지 오래다. 더구나 그 루이스의 책을 여러 권, 그것도 수준급으로 번역해 냈으니 더욱 그렇다.


글이 매우 편안하게 쓰였다. 저자 자신의 경험에서 시작해서 자연스럽게 루이스의 글로 옮겨가는 방식도 그렇고,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 하지 않고, 각각의 글에서 집중적으로 소개하고자 하는 내용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도 좋다. 덕분에 루이스에 대해 아주 잘 아는 사람이 아니라도 조금은 쉽게 루이스에 입문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책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물론 루이스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읽는다면 그것 또한 매력적인 책일 것이다. 앞서 읽었던 다양한 루이스의 책들을 떠올리면서 나름 혼자만의 기쁨을 누릴 수도 있고.(너무 오타쿠 같은가...)


정확히 말하면 이 책은 단순히 루이스의 문장만을 소개하는 내용이 아니다. 저자가 오랜 시간 동안 루이스의 다양한 책들을 읽으면서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을 정리해 두어서, 무엇보다 저자의 깊은 통찰을 읽는 맛도 있다.




책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오히려 제목이었다. 이게 어떤 의미인지 책을 다 읽고 나니 더더욱 와 닿지 않는다. “C. S. 루이스의 인생 책방”이라... 루이스가 좋아했던, 루이스에게 큰 영향을 끼친 책들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저자의 “인생 책들” 그런데 그 책들이 루이스의 것들이고, 뭐 이런 의미일 텐데, 그게 이 제목이 맞나 싶다.


루이스 입문자에게도, 루이스 애호가에게도 충분히 즐거운 시간을 갖게 해 줄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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