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열 개의 강의로 구성되어 있는데, 솔직히 뒷부분으로 가면서는 긴장도가 조금은 떨어지는 느낌이다. 내용도 현실에 천착해있기 보다는 조금은 이상적인 내용, 교과서적인 내용으로 기우는 듯도 하고. 뭐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 모음집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려나.
애초에 민주주의라는 제도는 그냥 저절로 작동하거나, 어떤 역사의 큰 물결이 최종적으로 이르는 상태 따위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뜯어보면 이 제도는 굉장히 불안한 기반 위에 세워져 있고 잘 관리하지 않으면 언제든 무너질 수도 있다. 이는 최근 트럼프를 비롯한 다양한 독재적 통치자들이 세계적으로 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충분히 확인된다. 이들은 ‘합법’의 테두리 안에서 얼마든지 민주주의를 망가뜨릴 수 있다.
기술의 발달로 차에 대해 아무 것도 몰라도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 카센터에 맡기면 그만이다. 하지만 우리가 타고 있는 민주주의는 그런 식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민주주의라는 자동차를 고쳐줄 공업사는 어디 따로 있는 게 아니니까. 우리가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제대로 배우고, 익히고, 실천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모르는 새 수많은 선지자들이 예언했던 민주주의의 종말이라는 디스토피아가 우리 앞에 성큼 다가올 지도 모른다.
민주주의 공부를 위한 시작으로 손에 들어볼 만한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