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지가 꽤 됐는데, 밀린 일이 많아 감상평을 남기지 못했다. 더 늦추다간 내용을 다 잊어버릴 듯해 간단하게라도 기억을 남긴다.
스타일리쉬한 무당.
가장 눈에 띄는 건 역시 무당 이화림 역으로 나온 김고은의 스타일이다. 통상 무당 하면 떠올리는 오방색 가득한 한복이 아니라, 해외 브랜드의 사치품 코트와 액세서리, 그리고 헬스장의 모습이다. 전체적인 느낌이 밝고 역동적이다. 무당에 대한 이미지가 이렇게 바뀌었나 싶은 장면. 물론 이화령은 돈을 밝히고, 이 때문에 조금 무리한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이 욕심 때문에 사건이 벌어지기도 하고.
영화 속에서 이화림이 하는 일은 전형적인 무당의 일이긴 하다. 귀신을 달래고, 악귀를 쫓고 하는(이 영화에서는 퇴마사의 느낌이 강하다). 상대가 워낙 강해서 이화림 혼자 뭔가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지는 않지만, 영화 속 파티의 홍일점으로 나름의 위치를 보여준다.
무당이 경쾌해지고, 소위 쿨한 모습으로 돌아다니는 건 어떤 의미일까. 물론 영화 속 설정이긴 하지만, 우리 사회가 그만큼 신앙의 영역에서 조차 눈에 보이는 것에 큰 가치를 두고 있다는 뜻은 아닐까. 사실 이화림이라는 인물은 여느 무당들처럼 자신이 모시는 어떤 신에게 치성을 드리고 하는 일들은 전혀 하지 않는 것 같다. 그는 자신의 능력을 자신을 위해 사용하는 철저하게 세속화 된 성직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