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우리의 복음
헨리 나우웬 지음 / 복있는사람 / 2002년 12월
평점 :
절판


예수님의 이 내려가는 삶을
우리 속으로 깊이 느끼고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우리 존재의 모든 본성이 거기에 저항한다.
가난한 이들에게 가끔 한번씩 관심을 갖는 것까지는 좋지만
가난의 자리로 내려가 가난한 이들과 함께 가난해지는 것은
우리가 원하는 바가 아니다.
그러나 그것이 바로 예수께서 하나님을 아시고자 택하신 길이다. 

…………

가난을 내가 성취해야 할 일로 생각할 때마다 나는 우울해 진다.
그러나 내 형제자매들이 함께 예수님께 순종하여
그길을 가자고 나를 부르고 있음을 깨닫는 순간,
나는 희망과 기쁨에 차오른다.
               

 




오랜만에 읽은 '영성서적'이다.

(사실 내가 이런 영성서적류를 잘 안읽는다.)

도서관을 뒤지다가 우연히 발견한 책.

표지도 괜찮고, 저자도 어느 정도 잘 알려진 사람이라서,

내용에 대한 기대감으로 읽게 되었다.





이 책은 헨리 나우웬이 한 권으로 쓴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생애와 연관되어 남긴 여러 글들을

편집자가 다시 수집, 배열한 책이다.

하지만 그 내용은 전혀 바꾸지 않았기 때문에

각 장에 대한 저자의 깊은 묵상이 두드러지는 책이었다.






노틀담, 예일, 하버드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다가

어느 날 정신지체 장애인 공동체인 라르쉬에 들어가

남은 평생을 그들과 함께,
 
그들을 이해하기 위해 살아갔던 저자이지만,

책장 군데군데 남겨져 있는 저자의 자신에 대한 반성에는

거기에는 어떤 미화를 하려는 노력이나,

자기를 변호하고자 하는 모습이 나타나지 않는다.

오직 그대로 자신의 부족함을 드러내고,

하나님의 뜻에 따라 살고자 하는 노력만이 보일 뿐이다.






많은 사람들이 저자의 삶을 돌아보면서

참으로 훌륭한 사람이라고 말하지만,

저자는 자신을 니고데모와 같은 '중도파'에 더 가깝다고

반성하고 있는 것이다.





간만에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는 책이었다.

온통 자신이 잘났다고 떠드는 책이 범람하는 오늘,

자신을 가만히 돌아보고 반성하는 이런 책들이 더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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