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저자 이름에 주목하자. 데이비드 포먼. 여기까지는 그냥 미국인 이름이구나 싶지만, 그 앞에 붙어있는 호칭이 흥미롭다. ‘랍비’, 유대인 교사를 가리키는 칭호이다. 출판사에 알아보니 저자는 유대인이고, 정식 랍비라고 한다. 이 책은 랍비가 유대교의 관점으로 출애굽 이야기를 풀어낸 내용이다. 유대교와는 적어도 몇 단계에 걸쳐 멀어져 있는 한국의 개신교인으로서 일단 기획 자체가 흥미롭다.
사실 출애굽 이야기는 구약 성경 전체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는 주제다. 이건 기독교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출애굽 사건은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의 예표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기독교적 해석 말고, 이 책은 유대교에서 이 주제는 어떻게 다루어지고 있는지에 집중한다. 그리고 그 과정이 꽤 인상적이다.
물론 이런 접근은 단순히 저자의 독창적인 발상은 아니고, 유대교 성현들로 불리는 앞선 세대 랍비들의 해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본문의 단어 하나하나에 집중하면서 오경 내 다른 본문들과의 연결성까지 이어가는 작업에는, 물론 저자의 글솜씨도 한 몫을 했을 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