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 실린 여덟 편의 설교는 제목처럼 돈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처음 세 편은 일반론적인 고찰로, 돈이라는 것이 기독교인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다룬다. 그것은 그 자체로 복의 상징이라거나, 반대로 무조건 멀리해야 할 악의 결과물이 아니라 중립적인 도구로서의 성격을 강조한다(물론 과연 돈이 “중립적”인가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들도 가능하다).
하지만 그런 도구로서의 돈은 쉽게 목적으로 치환된다. 이른바 돈이 신(우상)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성경은 이에 대해 매우 경계하며, 특히 복음서에서는 이런 방향을 바꾸어 돈을 하나님을 향해 사용하는 법에 관해 일부 말하는 것 같기도 하다. 사실 여기까지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내용의 반복이지만, 그 안에서도 저자의 통찰력이 언뜻언뜻 튀어나온다.
예를 들어 저자는 누가복음 18장에 나오는 한 젊은이의 이야기에서, 주님이 그에게 가진 것을 모두 팔아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어주라고 하시자 “심히 근심”했다는 구절에서, 그가 이제까지 자신이 가진 것을 하나님이 주신 것으로 여겨왔다고 자부하던 생각이 허상임이 드러났다(58)고 지적한다. 또, 같은 본문에서 주님이 말씀하신 다 팔아 나누어 주라는 명령에 관해 저자는 이를 “네가 목적으로 삼고 있는 것을 버리고 비우라”는 명령으로 읽어내기도 한다(67).
책의 후반부인 4장부터는 어떻게 돈을 벌어야 할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써야 할 것인가를 다룬다. 사실 이 책의 진가는 이 부분에서 좀 더 두드러지는데, 단순히 성실하고 책임감 있게 일을 하면 된다는 수준에서 멈추지 않고, 오늘날 자본주의의 근본적인 문제 중 하나인 근로소득과 자본소득의 비대칭성, 그리고 그 대표적인 부작용인 투기의 문제까지 직접 지적한다(해본 사람은 안다. 이런 주제를 설교의 자리에서 꺼내는 것이 어마나 부담스러운 일인지).
그리스도인의 돈벌이에 관해 저자가 마무리 부분에서 하는 말이 특히 인상적이다. 이윤의 결과 면에서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인이 아닌 이들보다 조금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걸 기억하라는 부분이다. 이 정도면 젊은 목사 치고 꽤 용감한 발언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