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스마트폰을 건드리고 쓰다듬는 동작은
거의 예배와 맞먹는 몸짓이며,
그 몸짓은 세계와의 관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나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정보는 신속한 쓰다듬기를 통해 내쳐진다.
반면에 내 마음에 드는 내용은 양 손가락 벌림을 통해 확대된다.
나는 세계를 완전히 손아귀에 쥐고 있다.
세계는 전적으로 나를 따라야 한다.
그렇게 스마트폰은 자기관련을 강화한다.
- 한병철, 『사물의 소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