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읽는 불평등 사회 - 사회학자에게 듣는 한국사회 불안을 이기는 법
조형근 지음 / 소동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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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을 얼마 앞두고 요새 유튜브나 신문, 방송 등에서 이전보다 훨씬 더 다양한 가짜 정보들이 나돌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예전에도 종편채널에서는 꽤나 편향된 거짓 주장들을 한 트럭씩 실어 나르긴 했지만, 요샌 소위 공영방송이라는 데까지 그런 식의 정보로 오염되고 있다. 그 분야도 다양해서, 정치 영역은 물론, 경제, 사회, 문화 등 거의 모든 분야를 망라한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지식의 수준이 고도화 되면서 우리는 어떤 영역을 한 눈에 직관적으로 인식하는 게 어려워졌다. 다양한 매체들에서는 어쩔 수 없이 그 중 일부를 떼어다 나름의 방식으로 정리하고 해서 전달하기 마련인데, 문제는 이 과정에서 꽤 높은 빈도로 왜곡이 일어난다는 점이다. 그게 실수나 능력의 한계라면 또 그럴 수도 있지 하겠지만, 문제는 다분히 의도가 뻔히 보인다는 점이다.


아마도 이 책은 우리가 가진 다양한 영역의 지식 사이사이에 박혀 있던 편견이나 선입관을 줄이는 데 조금은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MBC의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고정적으로 출연해 나누었던 주제와 대화들을 엮은 책이다. 물론 여기에도 문제를 이해하는 저자의 관점이 들어가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적어도 우리가 클릭 몇 번으로 얻은 수준의 지식보다는 좀 더 균형이 잡혀 있으니까.




가장 자주 소개되는 건 경제 영역이다. 상속세, 경자유전 원칙, 기본소득, 최저임금, 공공임대 주택, 공매도, 주식에서의 차등의결권 등 나름 우리 사회의 핫한 주제들이 다양하게 망라되어 있다. 관련 주제들에 대해 어느 정도 상식적인 이해를 하고 싶다면 한 번 읽어볼 만한 일.


이외에도 차별금지법이나 난민 문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같은 사회적 이슈들도 다루는데, 몇몇은 서로 다른 토막에서 반복적으로 보인다. 그만큼 저자가 관심이 있는 주제라는 의미일 것이다. 전체적으로 진보적 관점을 띄고 있는데, 그건 워낙 그동안 소위 보수지에서 관련 주제에 관한 헛소문을 많이 퍼뜨려놨기 때문에 교정차원에서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소위 진보적 주장만 강요하는 건 물론 아니다. 대부분의 사안에 관해서 다양한 정보를 제시한 뒤 함께 고민해 나가야 할 문제라는 식으로 결론을 내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또, 의사협회의 자율규제라는 주제에 대해서는 오히려 찬성 쪽에 가까운 입장을 보이기도 한다.(읽고 나면 또 그런 면도 있겠구나 싶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제대로 된 지식을 얻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단편적인 정보를 모아 편향된 관점을 담은 영상들이 수두룩해서, 요샌 그런 쪽은 추천이 뜰 때마다 아예 “채널 추천 안함” 버튼을 누르곤 한다. 대개 시선을 끌기 위해 누군가를 폄하하거나 특정한 대상에 대한 분노를 불러일으키는 게 메인이어서 보고 나면 기분도 썩 좋지 않다.


여전히 이런 책들의 쓰임이 있다는 말이다. 다양한 주제들을 간단하게 정리했지만, 그 깊이가 아주 얕지는 않으니 분명 도움이 될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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