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 책은 좀 무겁다. 제목부터 심상치 않았고, 내용은 더더욱 그랬다. 이 책은 한때 교회에 몸을 담고 있었지만, 지금은 교회를 떠나 있는 여덟 명의 인터뷰이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책으로 엮었다. 인터뷰어이자 편집자는 최소한의 질문으로 인터뷰이들의 의견이 충분히 제시되도록 애쓰고 있다.
여덟 명의 인터뷰이들이 교회를 떠난 이유는 대체로 비슷했다. 대개 교회가 보여주는 “덕스럽지 못한 모습들”이 그들에게 상처를 주었고, 그렇게 하나둘 쌓인 짐들은 결국 그들을 교회 밖으로 밀어냈다.
물론 개별적으로 들어가면 상황은 다들 조금씩 달랐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건 맨 처음 배치되어 있는, 한 때 서울의 한 교회에서 담임목사까지 했으나 지금은 무신론자가 되었다는 어떤 사람의 이야기다. 간단히 요약하면 다양한 신학적 난제들에 대해 교회가 올바른 대답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이 교회와 성경에 관한 신뢰를 갖지 못하게 만들었고, 그런 상태로 계속 담임목사직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사임을 했던 것 같다. 이후 그런 회의감이 점점 심해졌고, 결국 신앙을 완고하게 부정하는 단계까지 가게 되었다는 것.
사실 다른 사례들에 비해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과정이었지만, 동시에 적어도 자신의 지적 사고에 솔직하긴 했다는 느낌을 주는 사례였다. 개인적으로는 하나님을 믿지 않으면서 다른 목적으로 계속 목회직을 맡고 있는 목사들도 많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 외에도 한 여성 사역자는 교회 내 강압적인 분위기와 여성 교역자가 갖는 한계에 지쳐서, 또 다른 이는 교회 내 분쟁에 치여서, 또는 사회적 역할을 감당하지 못하는 교회에 실망해서 교회를 떠나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