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이며 절대적인 고양이 백과사전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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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긴 제목(“상대적이고 절대적인 고양이 백과사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만든 특유의 세계관, 굳이 말하자면 ‘베르베르 유니버스’를 알아야 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단숨에 유명작가로 만들어준 『개미』 속 등장하는 괴짜 박사인 에드몽 웰즈가 썼다고 설정된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나중에 작가는 실제로 같은 이름의 책을 내기도 했다)에서 따온 것이다. 여기에 이 책의 저자가 인간과 비슷한 지능을 갖게 된 고양이라는 설정이 더해져서 이 책이 나왔다.


우선 진짜 작가인 베르베르 자신이 고양이를 키우고 있기도 하고, 최근 작품인 『고양이』에서 그 생태를 자세하게 묘사하기도 했던지라, 그의 고양이에 대한 애정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1부에서는 고양이와 관련된 역사적 기록들, 주요 사건들이 실려 있고, 2부에서는 고양이를 이루는 다양한 요소들에 대한 생물학적 정보들이 담겨 있다.





인간과 함께 살기 시작하면서 신화적 존재로 여겨지기도 했던 고대와, 터부시되었던 중세를 거쳐 반려동물로 받아지게 된 르네상스 시기 이후, 그리고 우주선에 타기까지 했던 현대의 이야기를 쭉 훑어가는 1부는 재미있었다. 이 서술이 고양이의 입을 통해 나온다는 설정도 재미를 조금은 더해주고.


다만 2부는 정말 말 그대로 “백과사전”을 넘기면 나올 만한, 평이한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책 사이사이에 들어간 여러 장의 컬러 도판이 그나마 눈을 즐겁게 해주는 부분이었다. 심지어 마지막 몇 개의 항목은 그냥 양을 늘리려는 속셈을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 같기도 하다.



뭐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은 아니고, 그냥 베르베르의 팬이라면 팬심으로 볼 만한, 또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나쁘지 않게 볼 수 있을 만한 내용이다. (이렇게 출판사는 책을 또 한 권 파는데 성공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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