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 갔다가 재미있게 생긴 책이라 들고 왔다. “세계 곳곳에서 수집한 반려동물 실종·발견 포스터”라는 긴 부제가 붙어 있어서 한눈에 어떤 책인지 내용을 알 수가 있다. 이 책은 정말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사연으로 잃어버리게 된(탈출을 감행한 경우도 있고, 도둑맞거나, 강도를 당한 경우도 있다) 반려동물들을 찾는 주인들의 애타는 마음을 담은 포스터들을 모아놓았다. 다만 “세계”라고는 하지만 대개는 북미 지역이고, 유럽이 그 나머지 대부분을 차지한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오세아니아는 그냥 구색 맞추기로 끼워 넣은 정도다.
여전히 동물을 학대하는 어딘가 삐뚤어진 사람들의 뉴스가 심심찮게 들리지만, 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그리 드물지 않다. 요새는 동물과 관련된 예능 프로그램도 이전에 비해 그 양과 질이 훨씬 많고 다양해진 느낌이기도 하다. 그만큼 이 이야기가 호응을 얻고 있다는 뜻이리라.
이 책도 그런 일환으로 나온 것 같다. 아무튼 동물 이야기는 호응(돈)이 되니까. 다만 그 내용이 동물을 잃어버렸다는 사연이 모아진 포스터들이라는 게, 그냥 호기심이나 재미로 책장을 넘기기에 좀 미안해지긴 하다. 물론 여기에 실린 포스터들은 지금으로부터 20년은 지난 것들로 보이니, 그 사연 속 동물들은 진작 세상을 떠났을 게다. 그러니 조금은 편하게 봐도 되는 걸까.
책 편집이 읽어가기 쉽게 되었다. 맞쪽으로 되어서 오른쪽에는 실제 포스터가 왼쪽에는 그 번역(외국어로 되어 있거나, 삐뚤빼뚤해서, 원서에도 필요했을 부분이다)이 실려 있다. 하나하나 번역을 읽어가도 좋고, 그냥 포스터 이미지 자체만 봐도 즐겁다. 몇몇 포스터에는 아이들이 직접 그린 듯한 귀여운 동물 모습이 실려 있기도 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동물을 찾으려고 하는 주인들의 마음이 그 자체로 느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