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다른 작품들처럼, 단순히 사건의 전개에만 집중하는 게 아니라, 사건을 둘러싼 사회의 반응에도 신경을 쓴다. 처음에 살해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피해자의 가족들에게 동정어린 시선이 쏟아지지만, 얼마 후 피의자가 피해자의 회사에서 비정규직으로 일을 했다가 계약연장이 되지 않았고, 그렇게 계약 해지가 이루어지기 얼마 전 일하던 중 사고가 발생했지만 회사의 요구로 산재처리를 하지 않았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여론이 변하기 시작한다. 요컨대 부당한 해고를 당한 피의자에게도 동정의 여지가 있지 않겠냐는...
이런 모습이 드물지 않은 것이, 하루에도 수없이 올라오는 자극적인 인터넷 기사들과 거기에 달린 댓글들, 며칠 후 밝혀진 반대쪽의 사정은 앞서 보도된 사건의 일방적인 방향을 드러내는 게 허다하다. 하지만 어떤 (자칭) 언론들도 애초의 보도에 대해 제대로 된 사과를 하는 걸 보지 못했다. 그저 클릭 수만 늘리면 그만이라는, 반쯤은 사기꾼 정신으로 채워진 이들은 별 신경을 쓰지 않으니까.
문제는 그 과정에서 불필요한 2차 가해가 수시로 일어난다는 점이다. 애초에 사건과 직접 관련이 없는 가족들을 향해 이러쿵저러쿵 떠들어 대거나, 아예 작정하고 억측을 바탕으로 한 가짜 뉴스가 만들어 지기도 한다.(이쪽은 앞서의 “기레기”보다 질이 좀 더 떨어지는 “양아치”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