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근래 두란노 출판사에서 C. S. 루이스의 글 중 일부를 짧게 발췌해서 몇 권의 책을 펴냈었다. 그 중 세 권은 작고 얇았고, 한 권은 나머지 세 권을 합친 것 정도 되는 양이었다. 작은 책들은 기도, 신앙, 독서라는 주제에 따라서 글들을 뽑아내서, 특정한 주제에 대한 루이스의 생각을 찾고 싶을 때 도움이 될 만도 했다.
하지만 역시 한국어판 C. S. 루이스라면 근본은 홍성사 아니겠는가. 루이스 정본 클래식이라는 시리즈로 거의 모든 루이스의 책을 출판한 만큼, 적어도 내 안에는 이 출판사에서 낸 책들이 훨씬 애정이 간다.
이 책 역시 앞서 말했던 두란노에서 낸 발췌집과 비슷한 기획이다. 차이가 있다면 이 책은 1년 365일에 해당하는 날에 맞는 루이스의 글들을 뽑아 배치했다는 것. 그리고 뽑아 놓은 문장이 좀 더 길어서, 그게 어떤 문맥에서 나왔는지를 파악하기에 용이하다. 각각의 날들 중 특별히 기독교의 기념일과 겹치는 날이면 그와 관련된 문장들이 실려 있기도 하다. 그리고 방금 전에 알게 된 사실은, 365일이 끝난 후, 매년 날짜가 바뀌는 기독교 축일에 해당하는 몇 개의 글이 더 추가되어 있다.
아, 우리 집에는 이와 비슷한 성격의 책, 아니 일력이 하나 더 있다. 이쪽은 달력처럼 스프링으로 제본되어 매일 넘길 수 있게 된 형식. 이 역시 홍성사에서 낸 건데, 문장은 훨씬 짧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