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산다는 것 - 예수님의 길을 걷는 지혜로운 삶
유진 피터슨 지음, 홍종락 옮김 / 복있는사람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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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세상을 떠난 유진 피터슨의 미출간 원고들을 모아 새로운 책이 나왔다. 그의 명성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예상되는 행보였다.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 속 영적 흔적을 탁월하게 발굴하고 그걸 명료한 문장으로 보여주었던 영적 탐정이자 문장가였던 유진 피터슨이기에, 그의 글을 읽는 건 어떤 식으로든 우리에게 자극을 준다.


이 책에 실린 글의 대부분은 그가 매주 자신이 사역하던 교회 공동체를 위해 썼던 목회서신에서 뽑았다고 한다(몇몇 글은 목사안수식 설교라든지 하는 다른 자리를 위한 글이었다). 때문에 전반적으로 교인들의 삶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매주 그의 설교와 그가 보낸 편지를 받는 기분은 어떤 것이었을까.



크게 다섯 개의 주제―시작, 단순함, 기도와 찬양, 자비, 영광―로 구성해 피터슨의 글을 비슷한 주제별로 모아두었다. 애초에 한 권의 책으로 만들 생각이 아니었기에 일부 반복적으로 제시되는 문장과 주제들이(오랜 시간 매주 한 편씩 쓴 것이라면 이해가 안 되는 것도 아니다) 보인다. 또, 독자는 일정했지만 그 상황은 다양했을 텐데 그 정확한 배경이 대개 적혀있지 않아서 추정해야만 하는 어려움도 있다. 차라리 발췌한 원래 글의 날짜라도 적어줬더라면 어땠을까 싶다.


피터슨의 다른 글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 특징이지만, 이 책에 실린 글에서 매우 자주 반복되고 있는 주제라면, 역시 ‘일상’의 중요성이다. 하나님이 우리와 만나주시는 곳은 무슨 특별한 시공간이 아니라 바로 이곳, 여기이다. 일상의 평범해 보이는 일들은 실은 영원과 만나는 특별한 문이기도 하다. 물론 모든 사람이 이 사실을 볼 수 있는 건 아니고, 특별히 눈을 뜬 사람들에게 보이긴 하지만.



자신의 교인들을 생각하면서 애정을 담아 꼭꼭 눌러쓴 피터슨의 자취가 짙게 느껴지는 글들이다. 신앙생활 속 평범하면서 특별한 진리를 날카롭게 찾아내는 솜씨에는 늘 감탄하게 되고, 그걸 멋진 표현으로 풀어낼 수 있는 능력도 부럽기만 하다. 새해를 맞아 신앙생활을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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