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작은 아씨들 : 일반판
그레타 거윅 감독, 시얼샤 로넌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20년 6월
평점 :
예약판매종료


사랑스러운 자매들


영화는 미국의 남북전쟁 시기를 배경으로네 명의 자매들과 엄마로 구성된(여기에 집안일을 함께 해 주는 인물이 하나 더 있다여성 가족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가족의 아버지는 노예해방이라는 북군의 대의를 위해 입대한 상황.


1800년대 중반 여성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이 영화의 장점은 그런 상황에서 네 명의 자매들이 저마다의 개성을 가지고 그 시대를 살아가는 모습을 흥미롭게 그리고 있다는 점이다.


첫째인 메그는 화려한 외모로 사교계에 데뷔할 수도 있었지만 결국 가난하지만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과의 가정을 이루는 선택을 했고둘째인 조는 글을 써서 성공하기를 꿈꾸고 있다셋째인 베스는 몸이 약해 활발한 활동은 어려웠지만 피아노를 치면서 기쁨을 누릴 줄 알았고넷째인 에이미는 화가가 되고 싶은 꿈을 갖고 있었다.


감독은 이 네 명의 이야기가 서로 엉키지 않으면서(물론 일부 캐릭터들 사이의 갈등과 케미는 있지만각자의 이야기가 잘 풀려나올 수 있도록 배치한다수완이 있는 감독영화를 보는 사람들은 네 명의 자매들 중에 자연스럽게 누구 한 명인가에는 공감하며계속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개인적으로는 첫째 메그 역의 엠마 왓슨의 미모가... )




여성의 한계


영화 속에는 시대적 한계 중 하나였던 여성의 사회진출제한에 관한 지적이 여러 부분에서 발견된다당시 여성이 할 수 있는 일은 매우 제한적이었고이 점은 작가가 되고 싶었던 둘째 조와 화가가 되고자 했던 넷째 에이미에게 큰 벽으로 다가왔다그래도 조의 경우는 자신의 작품을 꾸준히 팔면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긴 했지만에이미는 새로운 화풍을 따라가지 못하는 자신에게 크게 실망하기도...


흥미로운 부분은 영화 속 자매들의 아버지가 참전했었던 미국 남북전쟁 이후 흑인들에게도 주어진 참정권이여성들에게 여전히 부여되지 못한 권리였다는 점이다미국에서 여성참정권이 주어진 건 그 후에도 50년은 지나서였다.


영화 속 자매들의 어머니는 이런 점에서도 좀 독특한 인물이다그녀는 자신의 타고난 성정 때문에 괴로워하는 조에게 어떤 천성들은 억누르기엔 너무 고결하고 굽히기엔 너무 드높다고 조언한다여성이라고 해서 특정한 성격 유형을 가져야만 하는 건 아니라는 말인데이건 오늘날에도 여전히 필요한 조언처럼 보인다.





자매끼리


사실 영화의 주요 스토리 중 하나는 둘째 조와 썸을 타고 있던 로리라는 인물이 조에게 청혼을 했다가 거절을 당하고수년이 지난 후 넷째인 에이미와 결혼을 한다는 내용이다그 안에 담긴 감정선과 인물들이 처한 상황들에 관한 이해가 없으면 자칫 막장(?)으로 느껴질 수도 있는 이야기인데이게 또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게 백미.


셋째인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유럽에 나가있던 에미와 로리가 돌아온다는 소식을 들은 조는두 사람이 어떤 관계가 되었는지는 상상도 못한 채 앞서 로리의 청혼을 거절했던 것을 후회한다는 편지를 쓴다하지만 에이미에 앞서 만난 로리로부터 두 사람이 약혼했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지만 내색은 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조그리고 아래 층에서 동생 에이미를 만났을 때에이미의 표정은 잔뜩 긴장해 있었다.


여기서 조가 에이미를 향해 했던 말이 인상적이다. “자매들끼리 화내기엔 인생이 너무 짧지.” 불안해하는 동생을 위로하면서동시에 자신에게 남아 있는 미련을 깨끗하게 몰아내기 위해 스스로에게 하는 말처럼도 들렸던 대사인데개인적으론 영화에서 가장 멋진 대사였던 것 같다그렇게 지난 일을 털어낼 수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일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도 돌아올 수 있었던 건 아닐까도 싶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