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매끼리
사실 영화의 주요 스토리 중 하나는 둘째 조와 썸을 타고 있던 로리라는 인물이 조에게 청혼을 했다가 거절을 당하고, 수년이 지난 후 넷째인 에이미와 결혼을 한다는 내용이다. 그 안에 담긴 감정선과 인물들이 처한 상황들에 관한 이해가 없으면 자칫 막장(?)으로 느껴질 수도 있는 이야기인데, 이게 또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게 백미.
셋째인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유럽에 나가있던 에미와 로리가 돌아온다는 소식을 들은 조는, 두 사람이 어떤 관계가 되었는지는 상상도 못한 채 앞서 로리의 청혼을 거절했던 것을 후회한다는 편지를 쓴다. 하지만 에이미에 앞서 만난 로리로부터 두 사람이 약혼했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지만 내색은 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조. 그리고 아래 층에서 동생 에이미를 만났을 때, 에이미의 표정은 잔뜩 긴장해 있었다.
여기서 조가 에이미를 향해 했던 말이 인상적이다. “자매들끼리 화내기엔 인생이 너무 짧지.” 불안해하는 동생을 위로하면서, 동시에 자신에게 남아 있는 미련을 깨끗하게 몰아내기 위해 스스로에게 하는 말처럼도 들렸던 대사인데, 개인적으론 영화에서 가장 멋진 대사였던 것 같다. 그렇게 지난 일을 털어낼 수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일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도 돌아올 수 있었던 건 아닐까도 싶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