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코드 - 12개의 테마로 읽는 봉준호 영화의 세계
이용철.이현경.정민아 지음 / 미다스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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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으로 미국 아카데미시상식에서 무려 4개 부문에서 수상을 했던 봉준호 감독은 모두 일곱 편의 장편영화를 만들었다그 장르가 꽤 다양한데첫 장편영화였던 플란다스의 개는 명랑만화, “살인의 추억은 스릴러, “괴물은 재난영화, “마더는 필름누아르, “설국열차는 액션, “옥자는 동화 그리고 기생충은 블랙코미디가 주된 분위기를 형성한다.(이 중 세 편의 영화는 극장에서 봤고 한 편은 텔레비전에서 해 주는 걸 본 것 같다.)


영화를 보다 보면 특정한 감독이 만든 영화에서 비슷한 분위기나 주제의식 같은 것들이 반복되는 걸 볼 수 있다예를 들면 박찬욱 감독의 영화에서는 강렬한 폭력과 에로티시즘그리고 복수 같은 주제가 두드러지고(모두 내가 그리 좋아하지 않는 요소들이다), 공개 불륜으로도 유명한 홍상수 감독은 한결같이 자신과 비슷한 종종 기괴해 보이는 비틀린 관계를 사랑으로 치장하는 영화들을 만들곤 한다.


이 책은 봉준호 감독이 만든 작품들 속에 담긴 열두 개의 코드를 분석해 나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세 명의 평론가들이 뽑아놓은 키워드는 엄마소녀노인하녀계단돈 자연먹기달리기섹스바보짓이었는데일부는 그럼직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또 일부는 과도한 의미부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책 말미에 마더와 기생충을 개봉한 후 감독과 진행한 인터뷰 내용이 실려 있는데흥미로운 건 사람들이 끄집어내는 많은 디테일’ 중 적지 않은 내용들이 (감독 자신의 말에 따르면우연히혹은 그런 심오한 계획 없이 즉흥적으로 나온 것들이라고 한다역시 꿈보다 해몽인가 싶은데책에는 꽤나 진지하게 저자들이 자신들이 찾아낸 공통적 키워드의 심오한 의미를 논하고 있다.





이런 책을 만들려면일단 뽑아 놓은 키워드에 어떻게든 영화의 내용을 맞춰 넣으려고 하는 모양이 나타날 수밖에 없나 보다저자들이 꼽아 놓은 키워드들은 전체가 유기적으로 연결되기 보다는 각각 떨어져서 존재하는 것 같다심지어 영화 속 여성을 그리는 감독의 방식을 자신들이 재단하고는아마도 봉 감독은 여성과 관계를 맺는 방식에 문제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뇌피셜까지 남발하고 있으니.


개인적으로는 여기서 지적하고 있는 것들을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일 것까지는 없고그저 하나의 (헛다리짚었을 수도 있는참고 사항 정도로 여기면 충분할 것 같다그 정도로 본다면 어느 정도 영화를 보는 재미를 더해 줄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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