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커피 이야기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우스이 류이치로 지음, 김수경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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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커피를 제대로 마셔본 적이 한 번도 없지만오늘날 커피의 인기는 대단하다우리나라에만 해도 커피숍이 작년 기준으로 7만 개가 넘는다고 하니까 엄청난 수이다아침에 출근과 함께 커피 한 잔으로 잠을 깨고(정확히 말하면 카페인 중독 때문에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정신이 혼미한 거라고도 하던데..), 오후의 나른함을 물리치기 위해서도 또 한 잔을 손에 든다이 책은 바로 그 커피의 역사를 중요한 사건 중심으로 훑어가는 일종의 역사 에세이다.


그렇게 전 세계의 가장 인기 있는 음료가 된 커피의 시작은 아라비아 반도 남단의 예멘 지역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원산지는 동아프리카 쪽이라고 하는데 14~15세기 아랍 쪽 사람들이 그걸 끓여 음료로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이 검은 액체가 사람들 사이에 퍼져나간 건흥미롭게도 이슬람 신비주의 일파인 수피교도들 때문이었다마시면 잠들지 않게 도와주는 이 액체가 수행에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뭐든지 새로운 게 도입되는 과정에는 반발도 있는 법초기 이슬람교 엘리트들 가운데서는 커피가 석탄을 먹지 말라는 코란의 명령에 어긋나는 음료라며 이를 금지하고자 했다하지만 술이 공식적으로 금지되어있는 이슬람 사회에서 커피 하우스는 점차 대중화되기 시작했고오스만제국과의 교류를 하고 있던 17세기 유럽에도 조금씩 스며들기 시작한다.






재미있는 건 영국과 프랑스의 상반된 반응이었는데초기에 먼저 커피가 퍼진 건 영국이었지만여성들을 중심으로 한(?) 강력한 반발로 인해 급격히 인기를 잃었고이어서 프랑스에서 그 인기를 이어가게 된다초기 유럽에서 커피가 유행하게 된 건커피 자체의 독특한 풍미도 있지만커피 하우스로 불리는 카페들이 일종의 공론장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란다마침 한창 시민들의 인식이 깨어나고 있던 시기에 딱 맞아떨어졌던 것.


19세기와 20세기가 되면 커피는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나폴레옹은 군대에 전격적으로 커피를 보급했던 주인공이었고그가 시도한 대륙봉쇄령으로 커피의 유입이 어려워지면서 당시 프랑스에 점령되어 있었던 독일 지역에서는 각종 대체 커피들이 만들어지기도 했었다고 한다결국 이에 불만이 쌓인(?) 독일인들이 반()나폴레옹 투쟁에 나섰다고...



읽다보면 교양이 쌓이는 게 느껴진다커피에 관한 다양한 상식들역사적 정보들을 알아두면언젠가 또 써먹을 때도 있겠지커피 그 자체도 자체지만그것을 둘러싼 정치적 상황들이 어떻게 변해가는 지도 흥미롭다그렇다고 너무 전문적이거나 어렵지만은 않은교양 역사 에세이 정도로 생각하면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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