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건 영국과 프랑스의 상반된 반응이었는데, 초기에 먼저 커피가 퍼진 건 영국이었지만, 여성들을 중심으로 한(?) 강력한 반발로 인해 급격히 인기를 잃었고, 이어서 프랑스에서 그 인기를 이어가게 된다. 초기 유럽에서 커피가 유행하게 된 건, 커피 자체의 독특한 풍미도 있지만, 커피 하우스로 불리는 카페들이 일종의 공론장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란다. 마침 한창 시민들의 인식이 깨어나고 있던 시기에 딱 맞아떨어졌던 것.
19세기와 20세기가 되면 커피는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나폴레옹은 군대에 전격적으로 커피를 보급했던 주인공이었고, 그가 시도한 대륙봉쇄령으로 커피의 유입이 어려워지면서 당시 프랑스에 점령되어 있었던 독일 지역에서는 각종 대체 커피들이 만들어지기도 했었다고 한다. 결국 이에 불만이 쌓인(?) 독일인들이 반(反)나폴레옹 투쟁에 나섰다고...
읽다보면 교양이 쌓이는 게 느껴진다. 커피에 관한 다양한 상식들, 역사적 정보들을 알아두면, 언젠가 또 써먹을 때도 있겠지. 커피 그 자체도 자체지만, 그것을 둘러싼 정치적 상황들이 어떻게 변해가는 지도 흥미롭다. 그렇다고 너무 전문적이거나 어렵지만은 않은, 교양 역사 에세이 정도로 생각하면 좋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