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처럼 생각하기 - 나무처럼 자연의 질서 속에서 다시 살아가는 방법에 대하여
자크 타상 지음, 구영옥 옮김 / 더숲 / 201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런 책은 좀처럼 책장이 넘어가지 않는다책에 담긴 내용이 어렵다거나 읽을 내용이 많은 건 아니다(사실 읽기에 들어간 시간만 두고 보면 금세 읽긴 했다). 아주 어려운 학술적 내용이 담겨 있는 것도 아니고특수한 영역에서만 통용되는 전문적인 용어들이 등장하지도 않는다하지만 좀처럼 눈으로 들어온 문장들이 머리에 남지 않고 빠져 나가버린다이유가 뭘까.


책 제목인 나무처럼 생각하기를 통해서대략 이 책이 어떤 내용일지 예상은 됐다. “나무의 가치라든지그것이 가지고 있는 존재론적 의미를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을 추려보겠다는 의도가 아니었을까실제로 책을 펴보면 비슷한 주제로 진행이 된다그리고 이런 책이라면 이미 여러 권 나와 있기도 하다.


그 다른 책에 관한 리뷰에서도 썼듯이이런 식의 접근의 가장 큰 문제는 우리가 나무’ 혹은 식물로부터 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교훈을 배워야 하는 당위를 입증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정말로 나무가 우리의 인생에 윤리나도덕적 교훈을 줄 수 있다고 믿는 걸까?


물론 일종의 우화로서 우리는 개미에게도 뭔가를 배우라고 말할 수는 있다하지만 그건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듣는 사람도 모두 개미가 일종의 은유적 대상으로서 기능하고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개미처럼 당장에 땅굴을 파고 깊이 들어가 살라는 말이 아닌 걸 모두 알고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은 그게 좀 불분명하다때로는 비유적이거나 시적인 표현 같기도 하고또 다른 데서는 식물학(과학)을 말하는 듯도 하다문제는 이게 일종의 사회학으로 전환될 때인데대체로 변수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일방적인 주장(대개는 나무는 훌륭하다는 식의)이 반복된다나무에 대한 의인화를 넘어 영웅화까지 나아가는 모습을 보면 거리감이 급속도로 는다.


요컨대 책의 장르가 모호하다차라리 그냥 나무에 관한 에세이에 자신의 생각을 편하게 덧붙였다면 조금은 더 낫지 않았을까 싶은 느낌이다그래도 가끔씩 인상적인 구절들은 몇 개 만날 수 있었지만전반적으로는 크게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