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도둑
아사다 지로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2년 4월
평점 :
절판


        말 그대로 깨끗한 감동을 주는 책이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느낌이다. ‘수국꽃 정사’의 묘사력이나, ‘나락’에 나오는 사회적 음모에 대한 비판, ‘죽음비용’에 나타나는 인간의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고찰, ‘히나마츠리’의 감동, ‘장미도둑’의 동심어린 서술... 어느 것 하나 버릴 데가 없을 것 같은 책이다.

        일본 작가가 쓴 책을 몇 권 읽어보기는 했지만, 이 책만큼 감동을 주는 책은 없었던 것 같다. 움베르토 에코보다는 덜 냉정하고, 베르나르보다는 문학성이 더 강한 느낌이다.



        단편소설들의 모음집인 이 책은, 각 이야기마다 생각을 해 보게 만드는 작품들이었다. ‘나락’을 통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한 유능한 인재를 철저하게 망가뜨리고 조롱했는지, 그러면서 오늘날 우리 사회가 남을 밟고 올라가려고만 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문제를 생각해 보게 만들고 있으며, ‘죽음비용’을 통해서는 고통 없이 죽을 수 있는 값으로 얼마가 적당할까 하는 생각꺼리를 제공하면서 죽음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든다. 아름다운 죽음이란 어떤 죽음일까.


        역시 소설에는 문학성이 들어가야 하는가 보다. 그동안 많이 읽었던 역사소설류에서는 잘 느낄 수 없었던 감동이 진하게 배어들어왔다. 좋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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