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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하는 그리스도인에게
문애란 지음 / 복있는사람 / 2016년 12월
평점 :
제목에 담겨 있는 두 개의 키워드가 이 책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출근’(직업, 일)과 ‘그리스도인’이 그것. 저자는 일과 신앙이라는 두 가지 주제를 자신의 삶과 엮어서 차분히 풀어낸다. 일견 이론서라고 느껴질 지도 모르겠지만, 그보다는 에세이에 가깝다.
저자는 광고계에서 제법 유명한 인물이라고 한다. 제일기획에 입사해 해외 광고상을 수상하기도 했고, 정부에서 훈장까지 받을 정도라니까. 그렇게 나름 성공가도를 걷고 있었지만, 그녀의 마음 속에는 허전함이 있었다. 다행이 그는 기독교 신앙을 가지고 있었고, 신앙 안에서 새로운 길을 발견한다.
컴패션이라는 NGO에서 10여년 동안 무보수로 전임근무를 하면서 많은 것을 보고 경험하면서 저자의 관점은 크게 달라진 것 같다. 일의 영역과 신앙의 영역을 분리해 사고하던 이전과 달리 그 둘을 한 자리에서 감당할 수 있는 길을 발견한 것이다. 물론 이런 일은 기독교와 관련된 전임사역을 할 때 쉽게 경험할 수 있지만, 저자는 그게 꼭 그런 자리에서만 일어나는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책에는 저자가 발견한 깨달음과 함께, 어떻게 하면 우리의 일터가 신앙의 자리가 될 수 있는지 구체적인 조언들도 담고 있다. 몇몇 조언들은 살짝 고개가 갸우뚱해지기도 하지만, 대체로 건전한 내용들이다. 딱딱한 이론서 보다는, 어쩔 때는 일기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꼭꼭 눌러 쓴 편지처럼 보이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쉽고 편안하게 읽힌다.
쉽다고 해서 내용이 빈약하다는 뜻은 아니다. 사실 이보다 길게 같은 내용을 좀 더 각 잡고 쓴 책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런 책엔 더 많은 성경구절과 참고문헌들, 그리고 긴 설명구가 더해질 테고. 하지만 그런 책은 확실히 읽기도 힘들어지니까. 관련된 정보를 얻기 위한 시도를 처음 한다면 이 책도 괜찮은 선택일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