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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양이지만 나쓰메 씨를 찾고 있습니다
시로노 고네코 지음, 김진아 옮김 / 직선과곡선 / 2020년 2월
평점 :
고양이를 1인칭 화자로 삼아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의인화 기법의 소설이다. 사실 이런 방식의 서술을 하는 소설도 이제 흔해지긴 했다. 그럼에도 표지에 귀여운 고양이가 큼직하게 그려져 있고, 일본 대중소설 특유의 귀여운 제목이 붙어있으면, 기분 전환을 위한 읽기로는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선택.
소설은 검은색 길고양이 ‘쿠로’에게 밥을 챙겨주던 나츠메라는 여자와 조금 무뚝뚝하게 생겼지만 고양이를 다루는 기술이 탁월한 직장 선배가 함께 만나 결혼을 하고, 그 과정에서 집고양이로 전직하게 된 쿠로의 묘생을 다룬다. 당연히 고양이의 관점이기에 인간의 삶에 관해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고, 이에 대한 고양이 입장에서의 오해와 넘겨짚기가 이런 작품의 매력 포인트.
사실 이런 책이 ‘작품’이 되려면, 결국 그 안에서 인간 세상을 꿰뚫는 통찰을 보여주거나, 작가만의 독특한 관점으로 재구성된 세상을 창조하거나 하는 식의 문학적 능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하지만 많은 “인터넷 소설”류가 그러하듯 트랜디 한 면은 있어도 그런 깊은 문학적 깊이까지는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소설이라고 해도 다 같은 기능만 하는 건 아니니까. 앞서도 언급했듯이, 개인적으로는 꽤 재미있게 읽었다. 지나치게 진지해지지도 않고, 가벼운 터치들이 통통 튀는 느낌이고, 무엇보다 해피엔딩이었던 것도 마음에 들고. 골치 아픈 책을 읽고 나면 이런 책으로 머리를 식히는 것도 괜찮은 선택일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