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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여덟 마리와 살았다
통이(정세라)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9년 5월
평점 :
시골 마을로 이사한 후, 우연히 만난 동네고양이와의 인연을 만화로 그려낸 책이다. 같은 이름의 웹툰이 SNS에서 크게 인기를 얻어서 출판으로까지 이어졌다고 하는데, 그 쪽은 본 적이 없다. 사실 이 책을 구입한 건 그냥 제목에 ‘고양이’가 들어가 있기 때문이라...;; 구입하고 한참 만에 펴보는 지라, 이번에야 만화책인 걸 알았다.
일단 그림이 너무 귀엽다. 굵은 선을 중심으로 화려하지 않은 2D스타일의 채색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배경이 되는 시골 풍경에 귀엽게 생긴 고양이와 강아지들이 뛰어다니면서 만들어 내는 시트콤 같은 상황이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등장한다. 이런 이야기는 그냥 고양이를 키운다고 떠오르는 건 아니고, 그만큼 작가가 좋은 관찰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게다.
SNS에 연재되던 작품이다보니 하나의 이야기가 긴 호흡을 지니고 이어지는 식은 아니다. 한두 페이지에 걸쳐 완성되는 단편들인데, 책으로 엮으면서 적당히 시간 순으로 재배열한 게 아닌가 싶다. 편하게 끊어서 읽을 수도 있다는 얘기.
일곱 마리의 새끼를 낳고, 어느 정도 자라니 쿨 하게 떠난 어미고양이(인근의 다른 동네에서 잘 살고 있다는 후문), 그리고 일찌감치 독립을 한 네 마리의 새끼들, 작가의 집에 남은 세 마리가 서로 토닥거리며 벌이는 일상들이 잔잔하면서도 입가에 미소를 짓게 만든다.
즐겁게 볼 수 있는 이야기. 책장에 두고 몇 번은 더 꺼내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