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트롤
케네스 비 감독, 임달화 외 출연 / 올라잇픽쳐스 / 201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는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아가는 평범한(이라고 소개되는 영화 속 인물 치고 진짜 평범한’ 사람은 없지만보험설계사인 주인공 마크(오언조)는 우연히 발견한 서류 때문에 곤란한 지경에 처하게 된다서류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보험사에 막대한 손해가 예상되는 가운데보험금 청구소송에서 관려된 사실을 모른다고 대답할 것을 상사로부터 요구받은 것결국 상사의 말대로 한 대가로 회사에서는 승진을 하지만어느 날 갑자기 걸려온 의문의 전화는 그가 가진 모든 것을 위험에 빠뜨린다.


     목소리는 자신이 지시하는 대로 하지 않으면 법정에서의 위증을 했다는 증거를 공개하겠다고 위협했고 주인공은 하는 수 없이 그 지시를 따라 이곳저곳을 뛰어다닌다(이런 설정은 어느 영화에선가 몇 번 봤던 기억이 있다). 그 마지막 언저리에서 웬 조직폭력배들에게 끌려가게 된 마크는조직의 두목을 만나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털어놓는다물론 여기에는 온전한 진실이 다 담겨 있는 건 아니었고이건 영화의 말미 커다란 반전을 선사하는데 여기가 살짝 찝찝한 데가 있다는 게 함정...






     영화는 나름 속도감 있게 진행된다끊임없이 걸려오는 전화를 따라평범하지 않은 일들이 연속해서 일어나고회상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주인공은 조직폭력배들에게 잡혀서 두들겨 맞고 있으니 보는 사람마저 급해지게 만든다다만....


     영화를 보는 내내 저렇게 치밀하게 감시하고 계획할 수 있는 존재가 누구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결국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썩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일개 조폭 부두목 따위가 이런 게 가능하다는 게 쉽게 동의가 되지 않으니까이런 설정 상의 구멍은 현실감을 조금 덜 하게 만들어서 영화 속 이야기에 너무 깊이 빠지지 않게 하는 거리를 만들어 낸다그리고 이런 점은 영화의 완성도와도 연결된다.






     영화를 한참 보는 동안에는역시 나쁜 짓을 하면 편히 발 뻗고 잠을 못 자는구나 하는 교훈을 생각하고 있었지만영화 말미의 반전으로 애초에 주인공이 나쁜 짓’ 따위는 하지 않았다는 게 밝혀지면서 초기화... 이번엔 사생활이라는 것이 없이 모든 것이 공개되고 누군가에 의해 조작조정까지 될 수 있는 감시사회에 대한 비판이 살짝 떠올랐으나사실 영화 자체가 그 부분에 대해 그리 비판적인 관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으니 살짝 애매.


     결국 어린 시절의 주인공이 객기를 부리다가 결국 부모님 두 분이 다 큰 불행을 겪었다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아버리니... (조폭들은 위협만 하고 돈을 뺏어 돌아가던 중이었는데숨어 있던 주인공이 갑자기 도끼를 던지는 바람에 화가 난 조폭들이 주인공 어머니의 손가락을 잘라 아버지에게 먹인다그 충격으로 아버지는 자살하고어머니는 정신이상이 되었다는 설정.) 뭐 쓰레기급 인성을 지닌 조폭들이 자기들끼리도 믿지 못해 서로 죽이는 결과야 그리 안타깝지 않지만주인공 쪽도 그렇게 모든 책임을 조폭들에게만 뒤집어씌울 수 있나...


     명작이 되기엔 딱 20% 정도 부족했던 영화그냥 가벼운 오락 영화로만 보면 충분할 듯과하게 자극적인 장면은 적당히 감추는 것이 딱 그 정도를 의도한 것 같기도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