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교회 - 현존하는 최고의 복음주의자 존 스토트의 교회에 대한 확신
존 R. 스토트 지음, 신현기 옮김 / IVP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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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스토트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논리적으로 정론을 펼쳐 가는 꼿꼿한 노() 신학자. 그런데 이 책의 표지에는 아마도 존 스토트의 젊은 날로 보이는 한 남자의 사진이 실려 있다. 올백으로 넘긴 머리에 날카로워 보이는 눈빛, 그리고 의지가 담겨 있는 굳게 다문 입의 소유자. 그리 많은 책을 본 건 아니지만, 그 안에는 또 냉철한 논리만이 아니라 따뜻함도 담겨 있었다. 특히 교회에 관한.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그의 글에서 발견되는 균형감 때문이었다. 분명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바를 양보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시야가 좁아져서 한 가지만 고집하는 모습이 아니었다. 그가 생각하는 교회에 관한 모습을 정리한 이 책에서도 이런 균형감이 돋보인다.

 

 

     1장에서는 교회의 본질을 네 가지로 제시한다. 배우고, 돌보고, 예배하고, 전도하는 것. 이어지는 장들에서는 각각 예배, 전도, 사역, 교제, 설교, 연보, 영향력이라는 주제를 설명한다. 어느 것 하나에 교회의 모든 것이 걸려있다는 식의, (특정한 자리에서, 주제를 강조하기 위해, 웅변적으로 사용할 수는 있으나) 선동적 언사 대신, 각각의 요소들이 잘 갖춰질 때 교회다운 교회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자신이 속한 복음주의적 관점에서 폭넓게 수용될 수 있는 내용들을 차근차근 제안하지만, 동시네 복음주의가 갖고 있는 약점들을 인정할 줄 아는 모습도 보인다. 예컨대 예배와 관련해서 그는, “복음주의자들은 어떻게 예배해야 하는지 잘 모르며, 이 때문에 그들의 예배는 때때로 꾀죄죄하며 기계적이고, 피상적이며 따분하다고 말한다. 다분히 신비의 영역을 지나치게 축소하고, 모든 것을 해설하기를 즐기는 그들의 경향에 기인하는 특성이다.

 

 

     교회와 관련된 사건, 사고들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무슨 대기업 상속하듯, 교회를 사유재산처럼 아들에게 물려주거나, 교회를 정치의 도구로 삼아 사악한 선동질에 동원하거나, 최근에는 무슨 인분을 먹이고 공동묘지에서 채찍질을 하고 하는 사이비 집단에서 보던 일들마저 일어났다고 한다.

 

     교회 생활을 오래 했다고 해서 다 교회를 아는 건 아니다. 교회를 피상적으로 관찰할 수는 있을지 모르고, 그래서 자신의 목적을 위해 교회를 이용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건 성경에서 말하는,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한 살아있는 몸으로서의 공동체가 아닐 것이다

 

     최근 코로나 사태로 전통적인 형태의 교회로의 모임이 상당히 어려워지면서, 교회관의 흔들림, 혹은 균열이 곧 확산되는 게 눈에 띠지 않을까 싶다. 어떤 종류의 변화가 일어날지는 아직 모르겠으나,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기 위해서라도 교회가 무엇인지 찬찬히 살피는 일이 중요할 것이다. 이 책은 바로 여기에 딱 적당한 도구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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