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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이 : 세계를 감동시킨 도서관 고양이
비키 마이런.브렛 위터 지음, 배유정 옮김 / 갤리온 / 2009년 2월
평점 :
미국 중부인 아이오와주의 스펜서라는 작은 마을의 도서관에서 일하던 비키는 어느 추운 날 아침 도서반납기 속에서 떨고 있는 아기고양이 한 마리를 발견했다. 다행이도 그녀는 동물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었고, 그 고양이는 도서관에서의 삶에 금세 적응했다. 그렇게 도서관에서 살게 된 고양이 듀이. 점차 주민들의 관심은 물론, 전국적인, 아니 전 세계적인 고양이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게 된다.
책의 표지부터, 제목, 그리고 중심소재까지, 고양이를 다루고 있다(이 책을 구입한 이유다). 원체 고양이라는 동물이 독립성이 강하고 좀처럼 길들이기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많은 유튜브 채널에 볼 수 있듯, 그것도 성격 나름인 듯하다. 듀이는 도서관에서의 삶이 천성인 것처럼 잘 적응했고, 덕분에 일부 불편해 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고양이로서는 짧지 않은 생을 행복하게 살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고양이 듀이와 함께 이 책의 또 다른 중심축은, 옥수수 밭으로 가득한 미국 농촌에 불어 닥친 경기침체와 워킹맘으로 여러 질병들과 싸우면서도 도서관장으로의 일을 성실하게 수행한 화자 비키의 이야기다. 자칫 서로 겉돌 수 있는 이야기였지만, 전문 편집자(브렛 위터,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의 편집자)의 도움을 받아서 썩 잘 어우러졌다.
사실 듀이는 이 두 개의 이야기를 연결시켜주는 주인공이었는데, 경기침체와 산업구조의 변화로 짙은 우울감이 내려앉은 소도시에 활력을 주었던 게 바로 듀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듀이로 인해 그 마을이 단숨에 부흥했던 것은 아니다. (고양이 한 마리에게 뭘 바라는가!) 다만 다양한 사연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위로하고, 또 그들의 삶에 작은 용기라도 불어넣어줄 수 있었다면 충분히 가치가 있지 않았을까 싶다.
인간과 동물이 서로 어울려 살아가는 이야기가 좋다. 동물의 발달수준과 상관없이 언제까지나 ‘아기’로 취급하는 것 같은 지나친 보호가 아니라, 조금 다른 시간의 속도지만 함께 살아가면서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듀이의 그 배려심이란...)이 특히 좋다. 어쩌면 고양이에게 보여주는 배려심(너무 많은 걸 요구하거나 기대하지 않는)으로 다른 사람을 대할 수 있다면, 우리 사회의 갈등도 조금 줄어들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물론 어디나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은 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