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와 구원
레슬리 뉴비긴 지음, 홍병룡 옮김 / 복있는사람 / 201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3년 동안의 군 생활을 마치고 필리핀에 계시는 한 선교사님 댁에서 반 년 가량 머문 적이 있었다. 특별히 뭐 대단한 계획을 가지고 갔던 것은 아니어서, 먹고, 뒹굴고, 책 보고,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하는 것으로 시간을 보냈었다. 그 때 현지인 목사님과 대화 중에 이런 말을 들었었다. “여러분들은 세미너리(Seminary)를 나와 목회자가 되지만, 우리는 세미나(Seminar) 목사들입니다.”

 

     그만큼 현지인들의 신학교육 기회가 충분치 않음을 보여주는 표현인데, 사실 선교지라는 곳이 대체로 그렇다. 저명한 신학자이면서 동시에 수십 년 동안 인도에서 선교를 했던 이 책의 저자 레슬리 뉴비긴은 그런 선교적 상황에서 사용하기 위해 이 작은 책을 썼다

 

     서문에도 나와 있듯 인도 남부지방에서 사용하는 타밀어로 번역하기 쉽게 가능한 쉬운 표현들을 사용해 개념을 정확히 표현하려고 애쓴 책이고, 덕분에 제3자인 우리도 그 이익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출장 중에, 참고문헌도 없이 이 정도의 책을 쓸 수 있는 실력자라니...)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내용을 제공해주기 위해 쓴 작은 책.

 

 

     책은 기독교의 가장 기본적인 교리들을 차근차근 설명한다. 모든 속박으로부터 벗어나 온전케 된다는 구원의 개념, 하나님에 대한 불신으로 시작된 죄와 그 결과,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사역과 그 사역이 어떻게 우리에게 적용되는지(여기에서 교회와 성령이 중요하게 제시된다)가 차분히 풀어져 나온다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은 이유로 각각의 설명은 매우 간결하고, 명료하다. 어느 정도 신앙생활을 하며 공부를 한 사람이라면 익히 아는 내용이라고 할 수도 있으나, 구원에 관한 구속사적 이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가지는 다양한 함의들, 그리고 그 효력이 우리에게 전해지는 과정에 대한 깊은 통찰은 이 책의 가치를 높인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영양소까지 고려해 잘 차려진 밥상을 대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신앙생활을 시작하거나, 기초를 차분히 쌓기 원하는 사람에게 추천할 만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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