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기독교 여성 지도자들 KIATS 기독교 영성 선집 9
닛사의 그레고리우스 외 지음, 전경미 외 옮김 / KIATS(키아츠)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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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뭐라고 할까. 책을 읽기 전 기대와 읽은 후의 소감 사이에 접점이 거의 없었다. 제목에 담겨 있는 내용을 설명하는 책인 줄 알았지만, 책 전체에 걸쳐서 설명은 전혀 없고, 네 편의 고대 기독교 관련문서가 번역되어 실려 있을 뿐이다. 그 내용을 잘 엮어서 초기 기독교 여성 지도자에 관한 인상을 만들어내는 것은 고스란히 읽는 사람의 몫.

 

그런데 책에 실린 이야기가 정말 초기 기독교 여성 지도자에 관한 이야기인지도 분명치 않아 보인다. 첫 번째 글의 주인공인 테클라나 두 번째의 페르페투아, 펠리시타스 등은 훌륭한 여성 그리스도인으로 살았던 것 같지만, 그들이 교회의 지도적인 사역을 했다는 내용은 잘 보이지 않는다. 카파도키아 신학자 3인방 중 하나인 닛사의 그레고리의 누나이기도 했다는 마크리나는 수도원에서 지도적 위치에 서 있었던 것 같지만, 마지막 이야기인 마리아 복음서에는 온갖 모호한 뉘앙스만 보일 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책에 실린 이야기들이 실제로 그러했는가 하는 부분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그 중에서도 마지막 책인 마리아 복음서는 처음 공개되었을 때부터 영지주의적 성격이 강한 유사 기독교 문서의 성격을 지니고 있었고, 다른 이야기들 속 기적 이야기들도 어디까지 실제 일어났던 일일지 확실치는 않다.

 

 

책은 잘 해야 초기 기독교회 공동체, 혹은 그 근처에 있었던 공동체들 가운데 특정한 여성에 대한 존중과 칭송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역할 정도를 한다. 물론 여기에 실린 글들의 전문을 살피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자료가 될 것 같기도 하고. 그러나 구성 면에서 좀 많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

 

문득 굳이 왜 이 책을 만들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최근 교회 안에도 성큼 자리를 만들어 가고 있는 페미니즘 운동에 편승한 건 아니었기를 싶기도. 뭐 원문 번역 및 제공이 목적이었다면 오케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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