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남부 일대를 주름잡고 있는 조직폭력배 두목 장동수(마동석)와 연쇄살인범을 쫓는 경찰 정태석(김무열)이 손을 잡게 된 건 전적으로 우연이었다. 다짜고짜 추돌사고를 일으키고 앞 차의 운전자를 칼로 찔러 죽이는 살인범이 하필 장동수를 공격했던 것. 엄청난 완력으로 공격에서 살아남은 후 범인을 찾던 그는, 연쇄살인사건을 해결하지 못해 잔뜩 독이 오른 형사와 일종의 거래를 시작한다.

     조폭과 경찰의 협력이라는 구도가 신선하기는 하지만, 어디까지 정당화 될 수 있는가는 생각해 볼 문제다. 목적을 위해서 수단은 가리지 않아도 괜찮다는 식의 사고는 어디까지 갈 수 있는 걸까. 현실을 무시하고 도덕적 완전주의만 허용되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지만 (우리 모두는 어딘가 부족한 부분, 종종 악의 경계까지 가는 그런 부분이 있다), 최소한의 정당성의 선마저 어느 순간 사라져버린 듯한 느낌이랄까. 사실 영화 속에서 워낙 좋게 그려놔서 그렇지, 조폭두목과 경찰이 같이 앉아 대작을 한다는 설정은 현실세계에서라면 바로 조사가 들어가야 할 일이 아닌가.

 

 

     영화 속 형사 캐릭터가 너무 가볍다. 시종일관 옆집 아저씨 같은 푸근함’(마동석이 한 인터뷰에서 이 영화 속 자신의 캐릭터를 설명할 때 사용했던 표현이다)이 넘치는 장동수 캐릭터에 꿇리지 않기 위해 보이는 과장된 행동이 거슬린다. 수사에 탁월한 능력을 보이는 것도 아니고, 단서를 찾아내는 것도 아니고, 거의 뒤따라 다니다가 얻어먹는 느낌?

 

     ​뭐 제목부터가 악인전이었으니까. 조폭두목이라는 거악이 연쇄살인범이라는 또 다른 악을 잡아서 처리한다는 이야기. 그런데 여기에서 주요 동인은 자신의 가오를 상하게 한행위에 대한 사적 보복일 뿐.

 

     ​, 내용을 한 가지 더 짚고 간다면, 연쇄살인범의 이야기가 너무 부실하다. 대충 어떤 트라우마를 지니고 있었는지는 소개되지만, 그 경험이 썩 설득력 있게 그려지지 않는다. 그가 살인을 저지르는 과정도 별 맥락도 부족하고

 

 

     ​마동석 장르는 우락부락하게 생겨서 딱 위협적으로 보이는 마동석이 실은 굉장히 착한 캐릭터였다는, 외모와 성격 사이의 부조화에서 주는 재미로 승부를 건다는 특징이 있다. 이 영화에서는 그런 마동석이 제대로 악한 캐릭터가 된다면 어떨까 하는 일종의 변주를 주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위장된 선역이 되어버렸으니 애써 만든 그림을 스스로 누그러트린 것 같다. 그래도 마동석의 을 보려는 사람이라면 나름 괜찮게 넘어갔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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