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장례식에 다녀왔다.


종일 버티고 있으면서 몇 끼를 먹으며 문득 떠오른 생각 하나.

왜 장례식장 음식은 이렇게 천편일률적인걸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나중에 내 장례식 때는,

카레우동이랑 돈부리를 식사로 냈으면 좋겠다.(누군가 기억해주길)

'그 사람 평생 까다롭게 살더니,

 마지막에 한 끼 잘 먹이고 갔다'고 생각들 하려나? ㅋ

아, 그러면 거기 계속 있는 사람은 좀 질릴 수도 있을 테니,

점심엔 비빔밥 같은 걸 내볼까?

기독교식이라고는 하나,

여전히 우리나라의 장례예식은 전통의 틀 안에 있는 것 같다.

단지 틀만이 아니라,

그 틀에 묻어있는 개념들까지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고 있기도 하고.

조금이라도 전통을 벗어나면 무슨 큰일이나 나는 것처럼..

아버지 장례 때 술을 갖다놓지 못하게 하려 했더니

아버지 친구분들이 (이미 어디선가 취해 오셔서) 화를 내시더라.

장례식장에서 술취해 낄낄대며 밤새 고스톱이나 쳐대는게

뭐 그리 대단한 애도의 방식이라고, 보전-유지-발전시키려는 건지...

술값을 드릴테니 나가서 드시라고 해도 막무가내다.

당신들이 20년지기 친구라 애도하시는 거라면

30년 가까지 한집에서 살았던 나는 애도를 안하는 건가?

(정작 아버지는 술을 거의 못드셨다. 한 잔을 마시면 며칠을 앓으셨으니)

아무튼 내 장례식엔,

맛있는 음식을 대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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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9-06-24 17: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장례식 음식은 왜 그렇게 천편일률인지.
그래도 결혼식은 좀 낫긴하죠? 부페로 하니까.
카레우동과 돈부리라. 괜찮네요.
저도 죽기 전에 문상 오는 사람 어떻게 대접하라고 꼭 말해줘야겠어요.
전 제가 좋아하는 음식으로다가...ㅋ

노란가방 2019-06-24 20:23   좋아요 0 | URL
ㅎㅎㅎ 스텔라님은 어떤 음식을 좋아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