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베네딕토 16세의 미래의 도전들
교황베네딕토16세 지음, 이동준 옮김 / 물푸레 / 2005년 7월
평점 :
품절


하지만 사람들이 신을 멀리하게 된 이후로

과연 이 세상은 그만큼 더 밝고 즐겁고 자유로운 곳이 되었는가?

오히려 인간들은 그 품위를 박탈당하고

공허한 자유에 내맡겨지는 저주를 받는 끔찍한 일이 벌어지게 되었다.



. 요약                                                               

        얼마 전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뒤를 이어, 새로 교황에 즉위한 라칭거 추기경, 곧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책이다. 교황 즉위 후 첫 번째로 출판한 책이라, 우리나라 말로 번역해 출반되자마자 서점의 한 코너를 장식했던 기억이 난다.

 


        한 종교의 수장으로서, 수 억의 사람들을 이끄는 정신적 지도자로서, 교황은 현대의 정신적 위기를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교황이 걱정하는 문제는 크게 몇 가지이다. 하나는 온통 과학만능주의에 빠져서 정신적인 영역을 소홀히 하는 현대의 사조와, 그 결과로 나타나서 이제는 인류의 공존을 위협하게 만든 위험들, 그리고 이러한 상황들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하는가에 하는 문제 등이다.

 

        교황은 지나치게 물질중심주의에 치우친 현대인들이 적절한 방향의 수정을 해야만 한다고 역설한다. 정신적인 영역은 현대인들에게 ‘실용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무가치한 것으로 천대를 받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정신적인 것이라는 내용이 교황의 확신이다. 이를 위해 그는 현실문명이 가진 맹점들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 감상평                                                           

 

        과연 인문학의 대가 중 한 사람답게, 새 교황의 현재를 읽어내는 눈은 매우 세심하면서도 날카로웠다. 그리고 그의 현재를 읽어내는 능력 아래는 매우 뚜렷한 역사의식이 있었다.(역시 역사는 사람을 지혜롭게 해 준다.)

 


        하지만 교황의 이러한 작업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사람들에게 접근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교황의 주장은 현대인들의 전제를 그대로 인정하면서, 그 전제에 한 가지를 더하는 방식으로 논의를 전개하는 방식이다. 결국 교황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현대인들의 문명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서는 종교와 도덕의 힘이 필요하다는 것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도 든다.

 

        물론 이러한 시도는 기독교의 필요성을 변증하기 위한 목적에 기인한 것 일 테지만, 사실상 전혀 다른 전제를 가지고 시작하는 기독교를, 이런 방식으로 해서 올바로 전할 수 있을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의 흐름을 정확하게 집어내고, 그 저변에 깔려있는 문제점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능력은 상당히 훌륭하다. 거기에 ‘교황’이라는 네임벨류까지 더해지니, 자기를 제법 의식 있는 교양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느 정도 먹혀들어갈 만 하다.

 

        특별히 젊은이들과 함께 어울리며 그들을 영적으로 이끌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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