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제목이자 성룡이 맡은 배역의 이름이기도 한 포송령은 사실 실존인물이다. “요재지이라는 기담집을 쓴 것으로 알려진 인물인데, 이 영화에서는 음양의 붓을 무기 삼아 요괴들을 퇴치하고 그 이야기를 책으로 쓴다는 설정. 이렇게 보면 영화의 주인공인 포송령이 신나게 요괴들을 쫓는 내용인가 싶은데(사실 그렇게 가도 괜찮았을 텐데...) 감독은 여기에 섭소천과 연적하의 애절한 사랑이야기인 천녀유혼을 섞어 넣었다. (사실 천녀유혼이야기도 바로 그 요재지이에 들어있는 이야기 중 하나다.)

 

 

 

      불길한 예감은 이내 사실이 되었다. 주인공인줄 알았던 포송령은 천녀유혼 이야기와 뒤섞여 자리를 잃어버렸고, 포송령이라는 인물을 억지로 끼워 넣은 천녀유혼은 예전의 그 명작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실망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간소화되고 망가져버렸다. 사실 초반의 바다요괴 사냥 장면이나 포송령 주변을 포켓몬처럼 따라다니는 귀염성 있는 작은 요괴들만 보면 어린이들을 겨냥해서 만든 판타지물인가 싶었지만, 천녀유혼의, ‘어른들의 이야기로 넘어가는 걸 보면 또 그런 장르도 아니고...

 

     영화의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캐릭터들이 전혀 매력적이지 않다는 부분이다. 포송령은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고 하는 식의 뒷방 노인처럼 등장하고(그 와중에 분장은 어찌나 잘했는지.. 나이에 비해 훨씬 젊게 나온다), 초반부터 움직이기만 하면 사고를 치면서도 시종일관 긍정적인 태도로 포송령의 제자가 되겠다고 쫓아다니는 사람 좋은 민폐 캐릭터도 한숨 유발, 심지어 요괴들조차도 다 된 밥에 재를 뿌리며 제 마음대로 이야기를 산으로 날려버리는 헛발신공을 보여줄 정도. 여기에 간소화되고 과장된 섭소천과 연적하의 이야기는 이제 그냥 사랑중독, 사랑 타령에 빠져 주변을 다 망가뜨리는 민폐커플로 보인다.

 

 

 

 

     과유불급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는 뒤죽박죽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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