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인에게 묻는 20가지 질문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2000년 5월
평점 :
품절


역사 이해의 즐거움은 세부를 하나하나 추적해가는 데서 생겨납니다.


 

 

 

. 요약 。。。。。。。                             

 

        로마인 이야기가 좀 팔린다 싶자, 출판사에서 낼름 이 인기를 업고 판매부수를 늘려보자는 심산으로 낸 듯한 책이다. 로마인 이야기 8권이 나왔을 때쯤이면, 한창 시오노 나나미 여사가 재미있게 이야기를 쓰고 있을 무렵이니 그럴 만도 하다.


        책의 구성은 제목에 나와 있는 그대로다. ‘로마’하면 떠오르는 일반적인 질문들에 대한 시오노 나나미의 대답이 주요 내용이다. 저자의 대답은 일반적인 상식과 비슷한 것도 있지만, 전혀 다른 시각에서 나온 대답도 있다. 이 책의 재미는 바로 이런 부분에 있다. 일반적인 상식을 뒤엎는 시오노 나나미의 ‘새로운 상식’.(물론 그 새로운 시각이 얼마큼 타당성이 있느냐의 문제는 제쳐두고 말이다.)



 

. 감상평 。。。。。。。                           

 

        이런 구성으로 이루어진 책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좋은 질문을 하느냐’하는 것이다. 질문의 가치가 높을수록 그에 대한 답변의 가치도 올라갈 테니까. 그리고 이런 질문을 하려면 저자가 써 놓은 책을 미리 잘 읽어봤어야 한다. 그래야 저자가 앞서 써 놓은 책에는 나오지 않는 이면의 이야기나, 그런 서술이 나오기까지의 과정 등 좀 더 깊은 이야기들이 나올 수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이 책에 실려 있는 질문을 한 사람은 앞서 책을 안 읽은 듯 하다. 당연히 ‘매우 일반적인’ 질문들만 하고 있고, 그에 대한 답변은 저자가 앞서 써 놓은 책들(로마인 이야기 1~8권)에 다 나와 있는 것들이다. 시간의 낭비고, 종이의 낭비고, 책을 구입하는 데 들어간 돈의 낭비다.


 

 

        책의 뒷부분에는 ‘로마인 이야기에 등장하는 명언들’과 연대표가 실려 있는데, 그마저 책의 쪽수 늘이기의 일환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소위 ‘명언들’에는 고대 로마 사람들이 한 말 뿐만 아니라, 시오노 나나미의 명언들, 시오노 나나미의 다른 책들에 등장하는 말들까지 뒤섞여서 나오고, 연대표는 이미 앞서의 책들의 뒷면에도 늘 나오던 것들이다. 한 마디로 말해 로마인 이야기 15권을 인터넷으로 주문할 때 끼어서 주지 않았다면, 내 책장에 꽂히지 않았을 것 같은 책이다.


 

 

        물론 책의 내용이 가치 없다는 것이 아니라, 이미 앞의 책들을 다 읽은 사람이라면 굳이 같은 내용을 중복해 볼 필요는 없다는 의미다. 이 책에서도 역시 앞서의 책들에서 볼 수 있는 저자의 뛰어난 통찰력은 그대로 살아있다.(당연하지.. 같은 내용이니까..;;) 다만 저자의 역사관에서 짙게 묻어나는 유물론적 시각은 종종 위험스러워 보이기도 한다. 아무리 다르다고나 하나 로마의 ‘제국주의’에 대한 시오노 나나미의 찬양은 최근 우리 나라 안의 친일파 나부랭이들과 일본 극우인물들의 식민지배정당화론과 놀랄 만큼 유사하기도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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