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한 밤 중 일어난 살인, 혹은 자살 사건. 유일한 목격자는 맞은 편 집에 사는 소녀 지우(김향기)였다. 하지만 자폐증을 가지고 있는 지우의 증언을 어디까지 인정할 수 있을지를 두고 사람들은 의문을 품게 된다.

     한편 검찰은 사건이 일어난 집에서 일하던 가사도우미를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한다. 증거는 역시 지우의 증언. 민변에서 일하다가 대형 로펌에 들어 온지 이제 1년 쯤 된 순호(정우성)은 사회 공헌 차원의 국선변호를 맡아보라는 대표의 말에 따라 일을 맡게 된다.

     사건의 유일한 증인인 지우와의 접촉을 시도하는 순호. 하지만 그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고, 사건은 생각했던 것만큼 단순하지도 않았다.

 

   

 

    

2. 감상평 。。。。。。。

 

     감독은 장애를 소재로 꽤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냈다. 영화에서 묘사된 자폐아의 이미지가 어느 정도나 사실에 가까운지는 모르겠지만(분명 모드 자폐인들이 뛰어난 시각적, 수리적 능력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다.) 자폐아를 한 명의 인간으로, 똑같은 사회구성원으로 보고, 그 능력과 역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만드는 좋은 주제로 발전시켰다.

 

     물론 여기엔 주연을 맡은 김향기의 좋은 연기도 한 몫을 했다. 앞서 봤던 신과 함께 같은 영화에서는 여전히 발성이라든지 하는 부분이 좀 어색하게 느껴졌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발성까지도 제법 오래 연습한 티가 난다. 덕분에 몰입도도 높아지고. 개인으로서도 좋은 선택이었다. 여기에 슈트빨 하면 정우성. 이번 작품에서는 크게 튀지 않으면서 상대역인 김향기를 적절하게 부각시켜주는 역할을 잘 수행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장애인복지기관인 밀알에서 일하시는 분과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다. 당시 강서구에서 벌어졌던 특수학교설립 반대운동과 관련된 내용이었는데, 생각해 보지 못했던 내용을 집어주셨다. 자신은 특수학교 설립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 의외였다. 기본적으로 장애학생들도 일반학교에서 비장애학생들과 함께 교육을 받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는 것이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도 함께 살아야 할 공동체의 일원인데 어려서부터 분리시키는 쪽으로만 정책을 세워서는 안 된다는 말과 함께.

 

     얼마 전 장애인들을 위한 그룹홈이 집 근처에 들어서는 것을 대대적으로 들고 일어나 반대하는 주민들에 관한 뉴스를 본 적이 있다. 그 조잡한 이유 같지 않은 이유는 역시나 집값이 떨어진다는 것. (모든 것을 물질로 환원시키는 유물론자들의 투쟁은 이미 저변에서부터 확실하게 승기를 잡은 상태인 것 같다.) 처음에는 장애인이었을지 모르지만, 그들은 곧 저소득층, 외국인, 이제는 비싼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기숙사 건축 반대까지 치닫고 있다. 믿고 있는 건 오직 돈이라는 신밖에 없는 신흥종교신자들.

 

     장애인들과 함께 살아갈 수 없는 사회는, (시간이 지나면서 배제의 범위가 늘어나기에) 점점 더 고립되고 축소될 것이다. 자기가 설 수 있는 사다리를 스스로 잘라버리는 어리석은 짓을 했다는 걸, 떨어지기 전에 깨달을 수는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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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나무 2019-02-18 15: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제 <챔피언스>라는 스페인 영화를 봤는데 뭐랄까 생각없이 봤다가 얻는 게 참 많은 그런 영화였어요.
비장애인인 농구 코치가 사회봉사명령으로 장애인 농구단에 합류하는 이야기인데 함께 어울려 하나의 팀을 이루어가는 과정이 감동이더라구요. 이 영화도 한번 봐야겠어요.

노란가방 2019-02-18 20:53   좋아요 1 | URL
아 그런 영화도 있군요.
갈수록 우리 사회가 편 가르기에 병적으로 집착하는 것 같아 우려가 되네요.
좋은 영화가 하나의 치료제가 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