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딘 연대기
알리스터 맥그라스 지음, 최종훈 옮김 / 포이에마 / 2013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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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방학을 맞아 시골에 계신 할아버지 댁에 머물게 된 피터와 줄리아가 어느 날 갑자기 에이딘이라는 낯선 세계로 끌려 들어가면서 모험이 시작된다. 그곳은 악한 영주들이 선량한 백성들을 압제하고 있는 세계였고, 줄리아는 이 세계를 구원해야 하는 사명을 받았다. 작품 내내 한 번도 등장하지는 않지만 수많은 사람들의 기억과 말을 통해 언급되는 왕의 왕에 대한 믿음을 유지하면서 악한 권력자들을 몰아내는 십대 남매의 이야기.

 

     그리고 첫 번째 모험이 끝난 얼마 후, 아버지가 데려온 새어머니와 이복형제를 갖게 된 피터와 줄리아 남매. 표독스러운 새어머니와 그런 엄마를 꼭 닮은 밉상스러운 형제들에 치여 하루하루가 괴로운 상황 속에서 또다시 에이딘으로 불려간다. 이번에는 밉살스러운 이복동생 루이자까지 함께.

 

     앞서 악인들로부터 구해냈던 에이딘의 상황은 다시 절망적으로 변했고, 그 모든 일의 중심에는 왕의 왕을 잊어버린 백성들의 실책이 있었다. 또다시 악한 장군으로부터 백성들을 구하는 작업에 나서는 피터와 줄리아. 그러나 이번에는 하는 일마다 좀처럼 앞이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루이자의 모습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다.

 

 

2. 감상평 。。。。。。。

     C. S. 루이스의 나니아 연대기를 꼭 닮은 작품. 이야기의 주인공들이 십대의 남매로 설정되어 있고,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또 다른 세계로 끌려들어가고, 그곳에 있었던 문제를 해결하는 영웅이 된다는 구조. 기독교적 주제의식을 갖고 썼다는 점도 공통점인데, 사실 루이스 전기와 연구서까지 썼던 맥그래스인지라 단순한 표절이나 모방 보다는 일종의 오마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물론 루이스처럼 좋은 기독교 판타지를 써보려는 결심도 있었겠지만.

 

      하지만 이미 앞서 나니아 연대기같은 대작이 존재하는 이상, 그와 비슷한 주제와 형싱, 구조를 취한다면 뭔가 새롭거나, 더 나은 문학성이나, 더 깊은 신학적 통찰 같은 것들이 더해졌어야 했다. 하지만 이 책은 이 중 어느 것 하나 만족스럽지 못하다. 물론 이 책을 나니아 연대기보다 앞서 읽었다면 평가가 좀 달라질 수도 있었겠지만, 어쨌든 결과적으로 두 책을 다 읽은 후라면 다시 한 번 이 평가가 내려질 수밖에 없을 듯하다.

 

      시종일관 칭얼대며 좀처럼 성장하지 못하는 주인공 캐릭터들은 매력이 떨어지고(몇 번이나 같은 실수를 반복하거나, 대책 없는 충동적 행동은 그치지 않는다. 여기에 좀 나아졌나 싶으면 금세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는 부진한 학습능력까지), 그 덕분인지 이야기의 진도도 좀처럼 지지부진하다. 첫 번째 이야기는 그나마 속도감이 약간은 느껴졌지만, 두 번째 이야기는 같은 자리를 반복해 돌고 있다는 느낌 뿐.

     아무래도 영문학자였던 루이스와는 달리 생물학과 신학을 전공했던 맥그래스 사이에는 문학적 재능과 성취도에 있어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었나 보다 싶은 생각이 드는 작품. 작가의 이름이 아니었다면 크게 인상적이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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