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냉전시기 동서독이 반씩 나눠 점유하던 베를린은 양측의 치열한 첩보전이 진행 중이었다. 독일에서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으로 학위를 받았던 오영민(이범수)은 박정희가 지배하는 남한의 독재정권에 반대하던 중 북한 공작원의 눈에 띄어 포섭된다.

     하지만 북으로 가면 교수 자리에 큰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과는 다르게, 대남공작원으로 훈련을 받게 된 그는 월북에 회의를 느끼고 덴마크에서 전격적으로 자수하게 된다. 하지만 그 와중에 아내와 아이가 북측에 잡히면서, 가족을 구하기 위한 그의 동분서주가 시작된다. 여기에 그를 이용해 뭔가를 얻어내려는 미국과 서독, 남한의 정보부가 개입하면서 점점 복잡하게 끌려가고...

 

 

 

 

 

2. 감상평 。。。。。。。

     영화관에 갔다가 예고편으로 봤던 영화인데, 생각보다 조용히 개봉했다가 또 조용히 들어갔다. 연기력은 뒤지지 않는 이범수가 주연을 맡아서, 가족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는 아버지의 역할을 잘 연기해냈다. 문제는 이범수가 맡고 있는 오영민이라는 캐릭터에 별다른 매력이 없다는 것.

     우선 그는 스스로 선택해서 월북을 했다. 독재정권이 싫어서 또 다른 독재정권으로 들어간 건데, 영화의 문맥을 보면 이 과정에서 가족들의 반대가 어느 정도 있었음에도 독단적으로 결정해 이 모든 사단을 일으켰다. 더구나 덴마크 공항에서 그가 일으킨 소동은 우발적으로만 보일 뿐 치밀함이 부족했고, 사건을 해결한다면서 나서서 돌아다니는 모습도 행동만 앞세울 뿐, 상대의 반응이나 움직임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보이지 않는다. 그냥 보는 내내내 왜 저렇게 멍청하게 행동할까 싶은 생각만 반복되니.

     여기에 그를 이용하겠다고 달려드는 정보기관들의 의도나 액션도 불충분하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니 아주 엉뚱한 그림을 연출하기엔 어려웠을지도 모르지만, 다큐멘터리를 찍으려 한 게 아니라면 좀 더 흥미를 끌만한 요소를 넣어야 했지 않았을까(자극적인 내용을 넣으라는 게 아니다) 싶다.

 

 

 

 

     한 때 마르크스주의를 무슨 경전처럼 떠받드는 게 멋이 있는 것처럼 여기던 겉멋의 시대가 있었다. 뭐 지금이야 공산주의가 실패한 실험이라는 게 드러난 상황이니 그 때와 지금은 판단의 근거가 좀 다르기야 하겠지만, 여전히 특정한 사고, 무슨무슨 주의를 절대시하는 경향은 사라지지 않는 것 같다. 감독은 영화 속 영민 아내의 입을 통해 반문한다. ‘그게 당신이 말하는 지성이냐.

     ​어떻게 보면 좀 보수적인 관점을 지니고 있다고도 할 수 있지만, 영화 자체는 그리 이념적 문제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있다. 주인공을 포섭해서 이용하려는 북한이나, 그를 이용해 체제를 선전하려는 남한정부나 도개긴이니까. 뭐 이 부분을 좀 어설프게 다루었다간 이래저래 욕을 먹을 수 있으니 안전하게 휴머니즘으로 넘어가겠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뒤늦은 부성애 자각과 곧 이어지는 중구난방에 잘 몰입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뭔가라도 좀 터뜨리는 게 낫지 않았을까 싶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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