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이름으로
다비드 엘호팡 감독, 비고 모텐슨 외 출연 / 나무 / 201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줄거리 。。。。。。。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유럽 열강이 가지고 있던 식민지들 중 상당수가 독립을 얻었지만, 북아프리카의 알제리는 여전히 프랑스의 식민지배 아래 있었다. 원주민들의 무장투쟁으로 프랑스 자경단도 예민해지던 1950년대 중반, 전직 군인으로 지금은 현지 유목민의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치는 교사로 일하고 있던 다루(비고 모텐슨)는 사촌을 살해한 원주민 모하메드(레다 카텝)를 팅기트로 호송하라는 지시를 받게 된다.

 

      팅기트에서 프랑스인들로 구성된 법정에 서게 되면 사형을 당할 것이 뻔한 상황에서 다루는 지시를 거절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날 밤 마을 사람들이 모하메드를 죽이러 온 것을 보고 마음을 바꿔 함께 길을 떠나기로 한다. 그러나 하룻길의 간단한 여정은 알제리 독립군과 프랑스 정규군 사이에 전투에 말려들면서 꼬이기 시작하고...

 

 

 

2. 감상평 。。。。。。。

     식민지라는 공간에 살고 있는 지배국의 시민과 피지배국의 주민의 기묘한 만남과 동행이라는 설정은 그 자체부터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날 거라는 예상을 하게 만든다. 일제의 식민시절을 경험한 우리나라 사람으로서는 자연스럽게 공감대도 형성되고.

 

     아틀라스 산맥을 배경으로, 넓게 펼쳐진 광야와 메마른 산들 사이의 작은 길을 따라 가는 두 사람의 여행은 시종일관 질문들로 가득 차 있다. 왜 다루는 모하메드를 풀어주려고 하는가, 또 왜 모하메드는 죽을 줄 알면서도 굳이 팅기트로 가게 해 달라고 하는가, 사람을 죽이는 일에 대해 반복적으로 과한 노이로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또 무엇일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감독은 이런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천천히 하나씩 풀어낸다. 다만 감독은 매우 천천히 대답하고 있기 때문에 영화의 속도에 익숙해지지 않으면 살짝 지루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일단 빠져 들어가면 또 계속 지켜보게 만드는 이야기니까. 그리고 사실 화려한 도시가 아니라 광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가 쾅쾅 폭발한다면 그게 또 이상할지도.

 

 

 

      영화의 제목이 Loin des hommes, 영어로 Far From Men이다. 직역하면 사람들로부터 먼인데, 이걸 왜 신의 이름으로라는 생뚱맞은 제목으로 바꿔놨는지는 미지수다. 사실 영화 속에는 아흐메드가 일상적으로 취하는 이슬람 신앙의 모습 말고는 딱히 신의 이름같은 것이 주요 동기나 이유로 등장하고 있지 않으니까. 오히려 영화는 사람들 사이의 갈등과 신념, 동지애 같은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영화의 원제목은 두 주인공의 심정을 적절히 반영한다. 조상들의 관습에 따라 자신의 동생들이 보복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스스로 프랑스 인의 손에 죽임을 당하려는 모하메드나, 목적을 위해서는 얼마든지 비윤리적이고 잔혹한 일까지 할 수 있는 사람들과 거리를 벌이고 싶은 다루의 심정은 어쩌면 공통적일지도 모른다. 사람들이야 말로 그들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원인이기에, 스스로 고독을 선택한 외로운 사람.

 

     하지만 언제까지 그렇게 혼자 살 수 있을까. 결국 사람은 함께 살아야 하는 존재이고, ‘함께가 아니라면 경험할 수 없는 것들로 가득하니 말이다. 하나였던 주인공들은 둘이 만나 동행이 되었고, 그건 단순히 팅기트로 가는 길에서만이 아니라 그들의 남은 인생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이다. 오늘 우리는 누구와 동행을 하고 있는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