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줄거리 。。。。。。。
전편에서 미국의 마법계를 휘저어 놓은 그린델왈드(조니 뎁)의 사건에 얽혀 들어가 엄청난 일을 겪었던 뉴트(에디 레드메인). 미국에 수감되었다가 영국으로 이송 중이었던 그린델왈드가 탈출해 추종자들과 함께 음모를 꾸미기 시작하자, 호그와트의 덤블도어 교수(주드로)로부터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계획에 참여해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어지간하면 누가 시키는 걸 하기 싫어하는 뉴트로서도, 또 덤블도어의 부탁까지 거절할 수는 없었고..
한편 탈출한 그린델왈드는 가장 강력한 적수인 덤블도어를 물리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라는 크레덴스(에즈라 밀러)라는 청년을 비롯해 자신의 추종자들을 모아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계획에 나선다.

2. 감상평 。。。。。。。
전편에 관한 글에서도 썼지만, 해리포터 세계관을 그대로 이어받으면서, 사건의 연대는 훨씬 앞으로 당겨 놓은 프리퀄이다. 하나의 탄탄한 세계관을 만들었을 때 얼마나 다양하게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작품.
전작에서는 제목에서처럼 ‘신비한 동물들’이라는 새로운 소재를 소개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번 편에서는 같은 콘셉트를 이어가면서도 ‘동물들’ 보다는 ‘사건’에 좀 더 집중하는 모양새다. 물론 이번 편에서도 전작의 중요한 동물들은 그대로 등장하고, 중국과 일본에 기원을 둔 몇몇 새로운 캐릭터들도 나온다.
실은 이 영화는 바로 속편을 염두하고 있어서, 영화의 막바지에 이르러서도 완결이 되지 않는다. 그린델왈드가 그 자신의 계획을 어떤 식으로 실현하려고 하는지는 후편을 보야 할 듯. 두 시간이 넘게 이야길 했는데 끝이 나지 않는다니, 약간은 허탈한 느낌도... 뭐 그래도 ‘마법’이라는 흥미로운 재료를 가지고 신나는 영상을 만들어 내긴 했다.
다만 영화를 지루하게 만드는 건 주인공 뉴트의 우유부단함과 속편에서 활약을 할 걸로 보이는 크레덴스의 혈육의 진실에 대한 과도한 집착. 차분히 생각해 보면 허점이 어지간히 많은 생각과 판단들이지만, 무조건적인 거부와 무조건적 집착은 그냥 상영시간을 늘어지게만 만드는 듯. 확실히 이런 대중영화에서는 확고한 의지와 선명한 선택이 깔끔한 듯.

크레덴스의 집착은 확실히 좀 과하다 싶지만, ‘뿌리’라는 것, 이른바 기원의 문제는 그만큼 우리의 삶에 깊은 영향을 주는 요소다. 우리가 어디서부터 비롯되었는지를 아는 건, 지금 우리가 어디 서 있는지, 나아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비춰주는 중요한 질문이니까.
얼마 전 한 뉴스에서 ‘인간에 대한 형성적 관점’이라는 주장을 읽었다. 인공임신중절 옹호를 위해 어떤 학자가 꺼낸 단어였는데, 그 내용이란 배아나 태아 상태에 있다고 해서 그대로 인간이라고 할 수는 없으며, 출생 이후 다양한 경험과 성장을 통해 인간이 ‘되어 간다’는 말이었다.(결론은 그러니 인공임신중절은 문제가 아니라는...) 인간이 되는 시점을 가능한 늦춰서 원하는 결론을 이끌어 내려는 시도인데, 생각해 보면 이 역시 ‘기원의 문제’다. 무엇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는 단지 과거의 기억이 아니라 현재의 자신을 규정짓고 실제 행동을 일으키게도 한다.
단지 한 개인의 시작만이 아니라 어떤 공동체, 민족, 국가도 마찬가지다. 시작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공동체는 반드시 현재의 삶에도 문제를 일으킨다. 영화 속 크레덴스의 간절한 부모 찾기는 스토리를 답답하게 만들기는 했으나, 그 자신에게는 참 필요한 일이었을 것이다.

전편에 비하면 약간 부족하게 느껴졌던 영화. 그런데 이 영화 시리즈, 제법 길게 갈 것 같다.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보니, 시리즈 4편, 5편까지 예정되어 있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