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 - 제10회 마해송문학상 수상작 문지아이들 130
정지원 지음, 노인경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1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줄거리 。。。。。。。

     이야기의 시작은 하나의 축제로 시작한다. 수컷과 암컷이 만나 커플을 이루기 위한 짝짓기 축제. 그런데 곧 그 축제의 주인공이 바퀴벌레라는 게 밝혀질 때 느껴지는 당혹감... 작가가 선정한 주인공은 뚱뚱하고 볼품없는 외모의 암컷 아늑이었다.

 

     ​다섯 번째 참여했던 짝짓기 축제에서도 마음에 드는 짝과 커플이 되지 못한 아늑은 그날 밤 욕실에서 혼자 노래를 부르다가 기묘한 목소리와 만나게 된다. 우연히 샤워기 머리 속으로 들어갔다가 오랫동안 갇히게 된 또 다른 바퀴벌레 부드였다.

 

     그렇게 시작된 두 벌레들의 대화. 천성적으로 착하고 상냥했지만 사람들의 시선에 의해 위축되어 있던 아늑은 이 대화를 통해 조금씩 자신감을 찾아가게 된다. 그러나 이 대화가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었으니...

 

2. 상평 。。。。。。

 

     바퀴벌레가 주인공이라니... 초반부터 약간 충격을 먹은 상태로 책장을 넘겨가기 시작했다. 말이 좋아 축제지, 실은 욕실에 바쿠벌레들이 우글거리는 모습을 말하는 거니까.. 왜 굳이 작가가 바퀴벌레라는 소재를 주인공으로 삼았는지는 끝내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덕분에 끝까지 100%의 마음으로 응원을 할 수 없었지만) 등장인물에 성격을 부여하고 그렇게 만들어진 캐릭터의 대화를 통해 주제를 이끌어내는 능력은 확실히 작가구나 싶다.

 

     소설이 다루고 있는 소재가 의외로 묵직하다. 외모지상주의부터 죽음이라는 심오한 주제를 그리 어렵지 않은 수준의 대화로 풀어낸다. (설정 상 바퀴벌레가 수십 년을 살며 인생을 관조할 수는 없었으니, 꼭 아늑이 아니라도 순박한 수준의 대화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다만 질문만큼 대답도 심오한 수준은 아니어서, 익숙한 대답들이 오고가긴 한다. 그래도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나름의 해법만큼은 인상적이었다.(130) 거울 앞에서 뜨거운 열기를 내면 추한 모습 따위는 보이지 않게 되듯, 가까이 따듯하게 다가가면 된다는 내용.

 

     역시 주인공의 외모에 대한 혐오감(?)만 좀 누를 수 있다면 읽어볼만 한 동화. 사실 아기자기한 그림이 페이지에 더해져있어서 좀 도움이 될 것이다특히 자신에 대해 자신감이 살짝 부족한 친구들에게 추천해 주면 좋을 듯.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