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사람
김봉한 감독, 장혁 외 출연 / 오퍼스픽쳐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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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1980년대 말, 국가와 민족을 위해 좋은 일을 하고 있다고 믿으며 살던 경찰 성진(손현주). 그의 이런 신념을 보여주듯 한 쪽 다리에 장애를 안고 있던 아들의 이름마저 민국이라고 지었다. 장안의 화제가 되었던 발바리를 잡으려고 나갔다가 태성(조달환)을 잡아 조사를 하던 중 그가 살인을 고백하는 걸 듣게 된다.

     때는 전두환 독재정권이 여론의 압박을 심각하게 받던 상황이었고, 안기부 실장 규남(장혁)은 태성을 연쇠살인범으로 조작하는 공작을 기획한다. (여기에 차출된 것이 바로 성진이었다.) 수사를 진행해 나가면서 의심스러운 부분을 느낀 성진은 가족이나 다름없던 재진(김상호)에 의해 이 사건이 조작된 것임을 알게 되면서 고민에 빠진다.

     그저 평범하게 가족과 함께 행복한 삶을 살기를 꿈꿨던 성진은, 아들의 다리 수술을 제안하는 그들의 말을 쉽게 거절할 수 없었다.

 

2. 감상평 。。。。。。。

     1987년을 배경으로, 그 시절의 분위기를 적당히 가공해 만든 픽션영화다. 영화 속 인물들은 하나같이 실제감을 주지만(장혁이 연기한 규남 역은 예외인데, 독특한 대사 처리 때문에 지나치게 인위적인 느낌을 준다.) 모두 가상의 캐릭터들이다. 물론 실제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들도 적지 않은데, 추재진 고문치사 사건과 뒤따르는 대규모 시위는 박종철 고문치사를 떠올리게 한다.

     주연을 맡은 손현주는 특유의 약간은 억울한 캐릭터를 잘 연기해냈고, 조연이지만 중요한 역할을 했던 김상호 역시 노련하면서도 의기 있는 기자 역을 훌륭히 연기했다.(은근 이런 역할이 잘 어울리는데, 예전에 영화 모비딕에서도 진실을 파헤쳐가는 기자 역할을 잘 보여줬었다.) 극중 언어장애인으로 나오는 라미란은 대사 없이도 연기를 보여주었고. 다만 장혁이 연기한 인물은 좀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듯한데, 그가 어떤 인물을 표현하려고 했던 것인지는 짐작이 되지만, 과도하게 연기톤이랄까 그런 게 느껴지니 몰입을 방해하기까지 하는 것 같다.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인물은 대사도 많지 않았고, 시종일관 맞는 역할이었던 조달환이었다. 영화를 위해 나름 체중도 많이 줄였던 것 같고, 극 후반 던지는 몇 마디에 담긴 감정이 굉장히 묵직하게 다가왔다

 

 

     비슷한 시기를 배경으로 제작해, 그리 큰 차이를 두지 않고 개봉했던 영화 1987과는 달리 이 영화는 흥행에 참패했다. 저쪽은 실화를 극화했다면, 이 쪽은 가공의 이야기를 재료로 사용했다는 차이 때문이었던 걸까.

     물론 단지 그런 차이는 아니다. 1987 쪽은 각각의 등장인물들이 저마다의 에피소드를 만들며 큰 그림을 그려가는 극적 장치가 훌륭했지만, 이 쪽은 주인공의 고민을 좀 더 중심에 두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 사람의 삶이 망가지는 과정을 통해 당시 시대상을 간접적으로 비판하려는 듯했지만, 이게 썩 공감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 시대적 고민보다는 끝까지 개인적 고민에 빠져있는 주인공 캐릭터가 가진 한계다.

     또, 두 영화에 등장하는 악역 최종보스의 무게감도 차이가 좀 많이 났다. 처음에는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보였던 김윤석(1987)의 캐릭터와 연기는, 위에서도 언급했던 장혁의 묘하게 가볍고 현실감 없는 캐릭터와는 비교할 수준이 아니었다. 영화를 보고 있지만, 애니메이션에나 나올 것 같은 인물이라는 생각이 드니.. 여러모로 아쉬운 부분이 많이 보이는 작품.

 

 

     영화 전반에 걸쳐, 그 시절 사회를 짓누르던 무거운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워낙에 저개발국가 수준이었던 이 나라가 급속도로 성장했던 시기이긴 했지만, 완고한 독재자와 그를 떠받치는 부역자들이 지배하는 세상은, 상상하고 꿈 꿀 자유도 없을 만큼 숨이 막히던 시기였다. 물론 자유의 가치를 모르는 사람들이야 어디나 있는 법이라 (사슬에서 풀려도 멀리 도망가지 못하는 길들여진 가축처럼) 여전히 그 시절을 동경하는 경우도 없지는 않은 듯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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