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 스패로
제니퍼 로렌스 감독, 조엘 에저튼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18년 7월
평점 :
품절


1. 줄거리 。。。。。。。

     볼쇼이 발레단의 촉망받는 발레리나였던 도미니카 예고로바(제니퍼 로렌스)는 사고로 부상을 당하면서 강제로 은퇴를 하게 된다. 발레단에서 나오면서 어머니를 돌볼 수도 없게 된 그녀는, 러시아 정보부 고위 관리인 삼촌의 제안(이라고 쓰고 협박이라고 읽는다)에 따라 레드 스패로가 되기로 한다. ‘레드 스페로란 상대의 심리를 파고들어 원하는 정보를 빼내기 위해 요원들이 극한이 이를 때까지 훈련을 시키는 러시아의 비밀정보 기관.

     러시아 내 정보를 넘기는 배신자와 접촉하는 CIA요원 네이트 내쉬(조엘 에저튼)에게 접근해 배신자의 이름을 알아내라는 임무를 수행하러 나선 도미니카. 그러나 흔한 첩보물처럼 상대는 유혹 몇 번에 넘어오는 허접한 캐릭터가 아니었고, 도리어 나름의 목적(도미니카를 미국 편으로 만들려는)을 갖고 나서면서 예상치 못한 전개로 나아간다. 여기에 도미니카를 감시하는 러시아 정보부의 눈까지 더해지면서 잠시 멍 때리고 있다가는 이야기의 맥락을 완전히 놓쳐버릴 정도의 치고받는 머리싸움이 상영시간 내내 벌어진다.

 

 

 

2. 감상평 。。。。。。。

     영화의 시작부터 충격적인 장면에 놀란다. 공연 도중 부러진 다리.. 그리고 이런 비주얼 쇼크는 영화가 지속되는 내내 이어진다. 솔직히 영화 속 폭력성의 수준은 결코 낮지 않다. 여기에 젊은 요원들을 육탄공세까지 마다하지 않는 인간병기로 훈련시킨다는 설정은 살짝 익숙한 데다(“네이키드 웨폰”?) 선정성을 미끼로 하는 것 같기도 했고.

      하지만 이 영화는 단순히 폭력이나 선정성만으로 승부하는 B급 영화가 아니었다. 일단 주연 배우인 제니퍼 로렌스의 이름값이 그 정도로 호락호락하지는 않지 않던가. 감독은 이야기를 약간의 퓨전 첩보물로 만들고자 했는데, 여기서 퓨전첩보+액션, 노출만이 아니라 첩보+두뇌싸움, 반전이다. 영화는 보는 사람의 시선을 붙잡아 두기 위해 지속적인 반전으로 승부를 본다. 어느 정도 진행하다 보면 영화 속 인물들 중 누구도 믿기 어려워지는 구성. 한바탕 머리를 쓸 수 있는 퍼즐을 원한다면 볼만 한 영화다.

 

 

 

      극 중 도미니카가 훈련받기 위해 들어간 교육기관의 사감이라는 여자가 하는 말이 인상적이다. “냉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시대착오도 이만저만한 시대착오가 아닐 수 없는데, 우습게도 우리 곁에는 정말로 저렇게 믿고 있는, 아니 냉전 이전의 열전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 그러면서 전시에는 절대로 용납되지 않을 것 같은 일들만 잔뜩 벌이고 있는 걸 보면 언행의 불일치도 이런 불일치가 없어 보이는데, 하긴 뭐 세상이 제대로 보이지 않으니 자기 자신의 모습은 제대로 보일까.

 

     ​목적을 위해 사람을 도구로 이용할 수 있다는 발상이야 말로 독재적이다. 한 사람의 인격과 양심과 도덕과 윤리의식을 마음대로 좌우할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 만약 누군가 자신은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딱 그가 독재자일 것이다. 우리가 그렇게까지 타락하지는 않기를. 혹 그런 사람들이 나타나더라도 함부로 동조하거나 찬양하지 않을 수 있는 지혜가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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