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차원 우주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신준호 지음 / 새물결플러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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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초끈이론, 홀로그램 우주설과 같은 이론에 깊이 감동한 저자가, 이를 바탕으로 성경의 기록을 재해석한 책.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소위 천국, 새 하늘은 블랙홀의 2차원 표면적에 집적된 정보의 세계를 가리키는 것이고,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계는 그 정보가 일종의 홀로그램으로 표현된 것이다.

     원래 세상은 11차원으로 창조되었으며, 우리가 사는 3차원(+1, 시간의 차원)으로 둘러 싸여 있다.(43) 보통은 이 경계를 통과할 수 없지만, 중력은 고층우주와 저층우주를 넘나들 수 있다.(46) 저자는 이 지점에서 영혼과 중력을 연결시키려고 시도한다. 인간의 영혼이 이 중력장과 결합할 때 소위 환상을 보게 된다는 식이다(59).

     책의 후반부에서 저자는 소위 나타나심의 신학을 주장하는데, 이는 예수께서 고층우주에서 저층우주로 내려오셨다는 주장을 기초로 세워지는 신학이다. 예수는 부활을 통해 두 세계를 넘어가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셨고, 인류 또한 믿음을 통해 고층 세계를 바라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

 

2. 감상평 。。。。。。。

     책을 읽어 나가면서, 이 책의 내용을 얼마나 진지하게 읽어야 할까 싶은 생각이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 우선은 천체물리학(사실 초끈이론은 수학에 가깝다고 한다)을 기초로 신학을 재구성하는 시도 자체가 워낙에 특이하기도 했고, 여기서 제시하고 있는 신학이 이전의 전통적인 신학의 전제들을 거의 모조리 재해석하는 새로운 것이기 때문이기도 했다. 저자는 정말로 이 주장을 진지하게 여기고 있는 걸까?

     사실 이 초끈이론 신학, 혹은 홀로그램 우주 신학이 가진 맹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저자가 거의 확신하고 있는 전제가 되는 이론이 한 번도 증명된 적이 없는 이론이라는 점. 사실 물리학 전공자가 아닌 이상 이 이론들에 대해 깊이 알기 어렵지만, 다양한 자료들을 찾아보면, (수학적 정합성을 가지고 있을지는 모르지만) 현대 이론에서 초끈이론이 점유하고 있는 위치가 생각보다 견고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저자가 여기에서 주장하는 신학은 결정적으로 예전에 폐기된 가현설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세계가 홀로그램이라면 예수께서 이 세계 안으로 오셨을 때 그 역시 홀로그램(진짜 세계의 모사)에 불과했다는 의미가 아닌가? 또한 이 세계가 실재가 아니라면, 죄를 보는 관점도 크게 달라진다. 실제로 저자는 홀로그램 우주를 자각하지 못하는 것을 개신교적 유물론의 죄라고 부른다.(37) 죄는 이제 이해의 문제로 전환되어버리는데, 그럼 이해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는 것은 정당한가의 문제가 제기되지 않을까?

     이 이론의 현실적 공헌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사실 저자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이 세계의 틈 안에 일곱 개의 차원이 감춰져 있는 이상, 맨눈으로 그것을 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맨눈이 아닌 어떤 도구를 이용하더라도 마찬가지. 앞서 말했던 것처럼 이 이론은 검증되거나 증명된 적이 없다. 심지어 이 이론을 설명하는 단 하나의 방정식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뭔가를 보려고 애를 쓰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저자는 꿈을 통해 우리가 그 세계에 갈 수 있다고 말하는 듯한데, 모든 꿈이 중력파의 도움으로 고층우주로 가는 틀이라고 주장하는 건 과도한 해석이다.

 

     물론 기독교 신학은 단순한 도그마의 반복이어서는 안 된다. 신학은 현실을 해석하는 틀이고, 따라서 우리는 성경만이 아니라 세속의 다양한 지식에도 눈을 떠야 한다. 하지만 새로운 이론이나 발견이 나왔다고 해서 그것으로 이전의 모든 틀을 재구성하려 한다면, 나는 그것에 기독교라는 이름을 (저자처럼) 쉽게 붙이기 어려울 것 같다. 용어의 유사성이 내용의 유사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니까.

 

     기독교는 단순히 교리모음이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들의 삶을 기초로 세워지는 혁명적 운동이다. 과거 역사 속 신앙인들의 모든 삶을 무효로 돌려버리고 새로운 것을 세우려 한다면, 매우 확실한 근거가 있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아직 초끈이론이나 홀로그램 우주론은 그런 확실한 근거가 되기엔 너무 일러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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