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양이 스토커
아사오 하루밍 지음, 이수미 옮김 / 북노마드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1. 요약 。。。。。。。

     고양이를 사랑하는 작가의 전격 고양이 스토킹 이야기. 처음에는 자신이 사는 동네 이곳저곳을 점거(?)한 채 자신만의 스케쥴을 소화하는 고양이들을 관찰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곧 (그것도 좀 넓은 범위의) 주변 사람들에게 소문이 나면서 (그리고 칼럼을 연재하기 시작하면서) 점차 자신이 아는 고양이들을 봐주러 와 달라는 요청마저 이어진다.

 

     ​일본 곳곳을, 나아가 지중해의 몰타 섬까지 고양이를 따라 찾아간 작가. 하지만 여느 여행이나 탐방처럼 화려하고 멋진 광경을 따라간 것이 아니기에 (그렇게 사람이 붐비는 곳엔 고양이들이 발길을 주지 않으니까) 책 속에 그려지는 장소들은 대개 호젓한 골목, 사람이 겨우 지나갈 만한 좁은 틈새들이다.

 

     ​이 조금은 퀴퀴하고, 뭔가 수상해 보이기도 한 이 소소한 추적기의 결말은 어떻게 끝날 것인가.

 

 

 

2. 감상평 。。。。。。。

     이제 도서관에 가면 거의 습관적으로 찾아보는 고양이 관련 책. 제목(“나는 고양이 스토커”)만 봤을 때는 가 사람을 가리키는 건지 고양이를 가리키는 건지 분명치 않았다. 실은 은근히 고양이가 주인공이 되어 인간을 스토킹한다는 식의 전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지만, 책의 시선은 반대였다. 고양이를 좋아해서, 고양이들이 하는 일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나아가 적극적으로 고양이들을 찾아다니며 관전(?)하게 되는..

 

     ​뭐 일본에는 이런 소소한 주제를 가지고 쓴 에세이나 소설들이 자주 발견되니까, 이 또한 그런 일본적 감성을 담은 에세이구나 싶었다. 아주 소소한 것처럼 보이는 데서 뭔가 깊은 통찰을 얻어내는, 그런 전개가 이어질 거라는 예상이 들었고.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좀처럼 발전이 느껴지지 않는다. 처음부터 책 전체가 일관된 흐름을 갖고 전개되는 게 아니라 각각의 칼럼을 모은 구성이다 보니 어느 정도 감안을 해야겠지만, 뭐 칼럼이 아닌 책을 읽는 독자에게 그런 이해를 강요할 수는 없는 거니까. 거의 독립적인 고양이 관찰 에피소드들이 쭉 이어지고, 한결같이 고양이는 사랑스럽다, 고양이는 좋다는 식의 결말로 마친다.

 

     물론 고양이는 정말 매력적이다!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차분해지고, 편안한 느낌도 든다. (꼭 고양이만 그런 건 아닐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똑같은 이야기만 반복해서는 지루한 감이 들지 않겠는가?

     사실 작가의 원 직업은 일러스트레이터라고 한다. 그리고 이 책의 곳곳에는 작가의 그런 직업정신(?)이 묘한 데서 발휘되는구나 싶은, 고양이 추적 지도가 여러 장 그려져 있어 재미를 더해준다. (물론 글에도 그게 좀 느껴지긴 하지만,) 멋을 내지 않으면서도 애정이 듬뿍 담긴 그림이다.

 

 

     무슨 대단한 교훈이나 가르침을 기대하지 않고, 그냥 편안하게 한 장 한 장 읽어본다면 나쁘지 않을 것 같은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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